비명을 지르는 아이들 2

옆자리 현진은 소녀를 뚫어지게 관찰하며 무엇인가를 빈 공책에 끄적거리고 있었다. 소녀는 옆자리 현진이 가장 치욕적인 묘사로 소녀의 텅 빈 현존을 메꾸고 있음을 짐작했다.

현진들은 소녀를 사랑하지 않았다. 소녀 역시 모든 현진을 사랑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녀가 사랑하는 것은 이미 사라진 현진, 그럼에도 이 비좁은 교실 어딘가에 얌전히 앉아 짝을 형용할 수 있는 어휘들을 어떠한 인과도 개연성도 없이 점토를 뭉쳐놓듯 더덕더덕 이어붙이고 있을 현진이었다.

현진은 덫에 걸린 산비둘기의 날개처럼 잔뜩 펼쳐진 새끼손가락을 춤을 추듯 흔들거리면서 무엇인가를 계속해서 적어내려가고 있었다. 어쩌면 그의 줄눈 사이에 들어찬 어휘들은 소녀와도 소녀의 인상과도 전혀 무관한 사적인 단편들인지도 몰랐다. 그는 소녀의 존재와는 아무런 인과가 없는 문장들을, 철저하게 그의 내부로부터 기인한 상상들을 풀어놓을 것이며 그의 묘사는 고스란히 소녀의 외피로 짜여들 것이다. 소녀는 고개를 젓는 방법을 몰랐으므로 습관적으로 그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고 그러면 소녀가 평생과도 같은 일 년 동안 교류하게 될, 일 년과도 같은 평생 귀속될 이 교실 전체가, 여자와 현진들 전부가 소녀를 그의 이야기로만 기억하게 되리라.

소녀는 운명을 적어내리는 여신들의 테피스트리를 바라보듯 경외에 찬 시선으로 옆자리 현진이 쓰고 있는 글귀를, 마법과도 같이 숨겨진 기호들을 넘겨다보았다.

현진은 짧고 뭉툭한 팔등으로 노트를 가리고 글을 쓰고 있었다. 그가 함부로 제 운명을 훔쳐보려 애쓰는 불경한 판도라의 눈빛을 피하여 그녀의 최후를 준비하고 있었기에, 소녀는 현진이 열성적으로 끄적이고 있는 글의 내용을 읽어낼 수 없었다. 그럼에도 그녀의 과거와 미래가 동시에 결정되고 있는 신비로운 장소로부터 도저히 눈을 돌릴 수가 없었다. 현진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그녀의 미래를 함부로 훔쳐봄으로써 용서할 수 없는 결례와 금기를 범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우려는 듯 소녀를 흘겨보았으나 소녀는 암흑 물질에 밀착된 별의 먼지처럼 한없는 인력으로 빨려들어가는 시선을 거둘 방법을 알지 못하였다.

첫 번째 현진이 일어나 두 번째 현진의 내력을 소개하였고 두 번째 현진은 첫 번째 현진의 성실성과 진실성을 치하하듯 열성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선생은 첫 번째 현진에게 막대사탕을 건네주었다.

첫 번째 현진은 기쁨에 겨워 껍질도 벗기지 않은 사탕을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에 사랑스럽게 비벼대며 작은 짐승처럼 흐느꼈다. 그의 입술은 아직 푸른 물에 젖어있음에도 작고 가느다란 손가락은 게걸스럽게 사탕껍질을 벗겨내었다. 노란 사탕껍질 안쪽에는 그의 입술과 정확하게 같은 빛깔의 푸른 사탕알이 번들거리고 있었다. 행복에 푸르게 젖은 입술이 둥글게 번들거리는 사탕을 한입에 삼켰고 소녀의 옆자리에 앉아있던 현진은 이교시가 끝나 그가 격렬한 열정으로 준비한 소녀의 사실이, 그의 예언이 수포로 돌아갈까 두려웠는지 아직 그의 왼쪽 현진이 일어서지도 않았으며 그의 왼쪽 현진도 그의 앞줄 현진도 그의 앞줄 왼쪽의 현진도 일어서서 발표하지 않았는데도 불현듯 일어서서 신비로운 운명의 낙서를 읽어내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세 마리의 개를 키우며 세 번째 개입니다. 그녀가 어릴 적에 어미는 그녀에게 목줄을 채우지 않았습니다. 가죽을 보기만 해도 흥분하여 물어뜯는 그녀를 제지할 방법을 찾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두 마리의 개는 그녀를 학교에 보내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그녀는 이름도 내력도 병력도 없는 채로, 아무런 준비도 되지 않은 채로, 세상에 내던져진 태아처럼, 세상에 태어난 모든 개들처럼, 분만실에서 흘러내린 모든 아기들처럼 학교에 왔습니다.

첫 번째 개는 목을 매달아 죽었고 두 번째 개는 목줄을 달고 산책하고 있지만 세 번째 개는 한 번도 목줄을 매단 적이 없습니다. 그녀는 목줄을 매달고 산책을 해야 할지 자살을 해야 할지도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나는 감히 우리가 그녀의 무지를, 그녀의 무례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녀가 목줄을 매지 못하는 것은 그녀의 천박한 본성 탓도 아니고 그녀의 비천한 출생 탓도 아니며 오로지 우리가 그녀를 목줄 달 수 없는 개로 대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그녀는 아무런 상념도 회한도 없는 초연한 얼굴로 세계를 둘러보고 있습니다. 곧 그녀를 세상으로 내보내거나 세상에서 내보내거나 해야 할 텐데 그러려면 목줄을 매달아야 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아는 바죠. 하지만 그녀는 아직도 목줄을 달지 않고 의자 위에 얌전히 앉아 있습니다. 마치 그녀가 개가 아니라는 것처럼. 마치 목줄 없이도 평생을 살아갈 수 있을 것처럼. 좀 전에 우리는 그녀의 야만성을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한 바가 있습니다. 그녀는 가여운 생명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물어뜯고 고문하고 희롱하였죠.

우리는 소스라치며 놀랐고 또 그녀를 어찌할 수 없이 경멸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녀는 마치 그러한 농락이, 생명에 대한 조롱이 개의 자연스러운 본성이라는 듯 무덤덤하게 굴었습니다.

순식간에 갈기갈기 찢어진 가여운 생명보다 그녀의 무지를 더 우선하자는 말은 아닙니다. 나는 선동가도 아니고 철학자도 아니에요.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저 그녀에게 목줄 달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방금 우리는 그녀를 제지하지 않음으로써 그녀를 선택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혹시 우리가 세계를 그저 자연스레 놓아둔 것이라고 그럼으로써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고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 최선의 방안을 도출해낸 것이라고 생각하신다면 그것은 오만이라고 말씀드리고 싶군요. 우리는 그녀를 제지하지 못했기에 아무런 의논도 사유도 전제하지 않고 그녀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앞으로 같은 상황이 발생될 때 반드시 그녀의 반대항을 선택하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우리는 때에 따라서, 또 필요에 따라서 그녀를 제지하거나 제지하지 않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떠한 선택을 하든지 그 이면에는 반드시 치열한 사유와 논의-가능하다면 합의까지-가 기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언제든지 제지할 수 있는 폭력과 지켜볼 수밖에 없는 폭력은 전혀 다릅니다. 우리는 그녀의 발생 이후에 어찌할 수 없는 그녀의 처분을 고민해야했듯 모든 재앙이 일어난 이후에 뒤늦게 처분을 결정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미 일어난 일은 그 본성은 바꿀 수 있더라도 그 형태는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 교실을 살아가기 위해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은 그녀에게 목줄을 달고 그녀의 폭력을, 생과 생의 충돌을 제지하거나 허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보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예, 저는 단순히 그녀에 대해서만 묘사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녀의 과거와 현재의 양태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저는 그녀가 우리 모두와 맺고 있는 관계와 우리가 아닌 무언가와 상호작용하여 발생시킬 수 있는 무수한 현상들 그 모두를 아울러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 작은 개 한 마리가 얼마나 많은 가능태를 횡단하고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래요. 그녀의 네 발에 매달린 무수한 줄들을, 보이지 않는 투명한 줄들을 주목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그녀의 유일무이한 종이, 목줄을 매지 않는 개가 이 교실 안에서 멸종해야 한다고 감히 주장합니다.

물론 그녀의 종족이 모두 목줄로 인하여 좋지 않은 결말을 맞아야 했던 것은 사실이지요. 하지만 목줄이 유해하다고 하여 불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자유와 안전이 가장 치명적인 질병보다도 많은 사람들을 학살하였다고 해서 우리가 자유와 안전에 예속된 오랜 규율을 배반하고 바다를 향해 맨몸으로 뛰어들 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입니다. 그녀는 벌써 두 발로 걷고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는 그녀에게 사람과 같은 자유를 주어야 한다고, 그녀에게 주권을 주어야 한다고 살인을 하면 고소되고 동족을 죽이면 벌을 받을 자유를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겠죠. 저는 그 모든 급진적인 주장을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녀에게 목줄을 달아야 한다는 것, 언제라도 그녀가 창문을 깨고 그 바깥으로 돌진하는 것을 막을 수 있게, 아무것도 재현하지 않는 잔혹한 관능에 사로잡혀 흙을 파헤치고 살아 있는 식물의 이파리를 물어뜯을 때 그녀를 제지할 수 있게, 그녀의 사건을, 그녀의 돌발적인 출현을 유예하고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말입니다.

언젠가 우리가 그녀를, 창문에 긁혀 잘려나간 다리를 헐떡이는 그녀를, 의도치 않은 살인을 저지르고 한없이 검고 깊은 눈으로 찰박대는 그녀를 도살하지 않을 수 있게 말입니다. 우리가 어떠한 생을 우선하는지 어떠한 생에 천착하는지 최소한의 사유 이후에 결정할 수 있도록, 끔찍한 재앙이 발발한 뒤에 사후적으로 재구성하는 무력한 과오를 반복하지 않도록 말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진단적 사유도 반성적 성찰도 아닙니다. 진보하지 않고 비틀거리며 묵시하는 일이죠. 바라보기 위해서는 응시할 시간이 필요한 법이죠.

저는 개의 권리나 짐승의 권리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아니에요, 그렇다고 해서 통상적인 일반론도 아니죠. 저는 지금 인간을 포함한, 그러나 인간은 정초할 수 없었던 생명에 대해서 말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그녀를 생명으로 바라보아야 하고, 그녀를 교실에 받아들이기 위해서 목줄을 달아야 할 것입니다. 언제라도 중력이 강한 곳으로 걸어들어가는 그녀를 잠시라도 제지할 수 있게, 중력이 강한 곳으로 누군가를 내쫓는 그녀를 잠시라도 붙들어둘 수 있게.

소녀는 심장이 겹겹이 벗겨져나가는 듯 한 고통을 참지 못하고 고개를 웅크린 채 세계가 그녀의 위로 잔혹하게 흘러들고 흘러나가는 것을 견디었다.

현진은 혼몽한 얼굴로 그를 뚫어져라 바라보기만 하는 현진들과 선생을 둘러보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 앉았다. 선생은 황급히 교탁쪽으로 달려가더니 교탁 아래 서랍에 있던 푸른 껍질의 막대사탕을 꺼내들어 현진에게 건네주었다. 그는 보란 듯 사탕껍질을 벗겨내었다. 껍질 안쪽 사탕알의 색은 달처럼, 혹은 오줌처럼 샛노란 색이었다. 그의 입술이 노랗게 젖어들었다.

다음은 소녀의 차례였으나 소녀는 일어서지 않았다. 모두가 소녀의 부재를, 소녀의 머리가 올라서지 않은 소녀 위의 빈공간을 바라보았다.

소녀는 일어서지 않았다. 일어나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 주위의 시간은 다음 사건을 기다리듯 웅크리고 정지한 상태로 예정된 이후의 돌발만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소녀는 일어나지 않았다.

시간은 멈추어버린 듯 고요했다. 소녀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시간은 영원히 비참한 침잠에 빠져 나아가지 않을 것 같았다. 어디로도. 소녀는 버티었다. 소녀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은 마침내 흘러갔고 소녀는 일어났다.

그녀에게는 아무것도 말할 것이 없었음에도 선생과 현진들은 그녀의 소개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에 대한 것이 아닌, 그녀의 소개. 소녀는 옆자리에 앉은 현진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다. 그가 소녀의 운명을 계획하며 집필하는 동안 소녀는 끝내 알아들을 수도 없을 제 운명의 기호들을 물끄러미 건너다보기만 했을 뿐, 그녀에게도 말을 할 의무가, 누군가를 묘사하여 그를 결정지을 기회가 돌아오리라는 바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것이다. 세계의 본성과도 같은 거짓을 누설해야 할까, 누구나 그렇게 하듯 진실을 말한다고 믿으며 무고한 오류를 범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녀는 현진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으므로 아무것도 모른다고 고백함으로써, 그에 대해 아는 바, 그녀도 모르는 그에 대한 앎을 묻어둘 수도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정말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었다.

다만, 소녀는 불현듯 입술을 벌리고 말을 꺼내었다. 현진에게는 사마귀가 없습니다. 현진의 귓불에는 아무것도 달려 있지 않습니다. 현진은 일교시에 이 자리에 앉아 있지 않았습니다. 현진은 이 자리에 없습니다. 그가 사라졌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는 이곳 어딘가에 분명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 그를 찾을 수 없습니다. 어디에서도 현진을 볼 수 없습니다. 아니, 현진이 사라졌는지 사라지지 않았는지도 저는 단언할 수 없습니다. 사라진다는 것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인지 사라짐 이후의 존재는 어떻게 현현하는 것인지도 저는 알지 못합니다.

소녀 다음 현진이 일어났고 모두 그의 대답을 종용하는 한결같은 침묵을 그에게 쏘아보냈다.

선생은 소녀를 재촉하지 않았다. 소녀는 알사탕을 받지 않았으나 현진이 그새 깨물어 삼켜버린 사탕의 하얀 막대 부분은 얻어낼 수 있었다. 그가 책상 아래로 던져버리는 것을 아무도 보지 않는 사이 몰래 주워올린 것이었다. 새파란 알갱이들이 잇자국과 함께 흰빛의 막대 군데군데에 박혀 있었다. 바닥먼지가 묻은 쓰레기를 입안에 넣고 빨 정도로 비위가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소녀는 누군가의 유물을, 지나가버린 시간의 흔적을 발견한 기쁨에 취하여 얼굴이 발그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현진들은 현진들의 소개를 끝냈고 몇몇의 현진들은 사탕을 받았으며 나머지 현진들은 사탕을 받지 못하였다.

일교시가 순식간에 끝났던 것과 달리 이교시는 아직도 이어지고 있었다. 소녀는 지나치게 길다고, 한 교시와 한 교시 사이의 시간이 일정한 간격으로 책정되지 않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현진들도 마찬가지였는지 하나둘씩 길고 구슬픈 울음을 훌쩍거리기 시작하였다. 아직 사라지지 않은 새벽을 추모하는 밤처럼 무력한 울음소리. 그들은 이교시가 끝나고 일교시가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끝과 시작을 동시에 알리는 종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들은 오로지 도래하지 않는 시간이 물밀듯이 밀려들기만을 기다리며 허공을 멍하니 쏘아보고 있었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으려 애쓰며. 왜냐하면 기대하는 것은 반드시 파기되어버리기 마련이니까.

현진은 견디지 못하고 오른손을 들었다. 무언가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고전적인 신호였다.

선생은 그를 내려다보지 않았다. 현진들은 웅성거리며 선생을 부르기 시작하였다. 백일몽에 잠긴 듯 몽롱하던 시선이 교단 위에서 현진들을 내려다보았다. 현진의 오른손은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 그러나 선생은 현진에게 아무런 말도 걸지 않았다. 일어서서 이야기해보라는 말도, 손을 내리고 침묵하라는 말도.

웅성거림은 점점 짙어져갔다. 끝없는 정체를 해소하기 위해서, 그들에게는 단발적이며 치명적인 사건이 필요하였다.

아이들은 돌연 웅성거림을 멈추고 침묵하였으나 질식할 듯 엄습해오는 고요의 밀도는 어떠한 후속사건도 붙들어오지 못하였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강한 인력을 가진, 그래서 끝을 알리는 소음이 어떠한 거부도 지연도 없이 순식간에 발발하게 만들 일순의 사건이었다.

아이들은 침묵하던 벌린 입에서 돌연 새처럼 가늘고 높게 찢어지는 비명을 토해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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