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 스테이크 3

쥐는 미시적인 생물들-날파리들과 곰팡이, 음지식물-밖에 없는 음험한 검은 골목에 차를 대고 운전석 시트를 뒤로 젖힌 뒤 여자 쪽으로 건너와 여자의 머릿가죽을 물어뜯었다. 그의 붉고 더러운 성기가 여자의 어린 성기 속을 파고들었다. 남자는 피투성이의 신경 덩어리를 날카롭고 정밀하게 베어내었고 여자는 피로 침수된 기계장치 속에서 온실 속의 빙하처럼 멍청하게 떠다녔다. 저열한 전류의 파동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여자는 속삭였다.

여름방학 때 난 교실에 혼자 남겨져 있었어요. 복도로 연결되는 창문들과 문들은 모두 잠겨져 있었고 학교 바깥으로 이어지는 창문은 열려 있었지만 그 교실은 4층에 있었기 때문에 바깥으로 뛰어내릴 수도 없었죠. 미친 듯이 목이 말랐어요. 오줌조차 나오지 않았어요. 밤에, 난 교실의 불을 끈 채로 당신을 기다렸어요. 당신은 나무 바닥의 틈새를 벌리고 조심스럽게 바깥으로 나왔죠. 당신은 아직 어리고 연약한 새끼 쥐였어요. 내 발보다도 작은. 난 당신이 내 손아귀 안으로 들어오기를 가만히 기다렸죠. 난 눈을 가느스름하게 뜨고 숨을 고르게 쉬며 자는 척 했어요. 당신이 어린 쥐 특유의 근거 없는 자만심으로 내 근처로 다가왔을 때 난 잽싸게 당신의 뒷목을 움켜쥐었고 당신의 등을 거칠게 물어뜯었어요. 당신의 피에서는 아무런 맛도 나지 않았어요. 하지만 갈증은 좀 가셨죠. 당신은 강간당한 여자처럼 피를 흘리며 내게서 달아났어요. 비척거리며, 바들바들 떠는 당신이 멀어져가는 것을 나는 멍하니 바라보았어요. 그리고 난 의자로 복도 창문을 깼고 영원히 교실을 떠났어요.

쥐의 검은 눈이 잉크처럼 젖어들었다. 짐승의 미지근한 눈물이 여자의 눈 위로 떨어졌다. 짐승의 거대한 머리 앞에서 여자는 어린 사냥감처럼 공포로 굳어들었다. 여자는 쥐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고 있었다. 그러나 쥐는 순식간에 몸을 일으켜 옷을 추슬렀고 여자의 옷가지도 될 수 있는 한 단정하게 정리해 주었다. 여자는 쥐가 옮길 수 있는 병들을 주문처럼 외웠다.

흑사병, 렙토스피라증, 신증후군 출혈열, 살모넬라증.

쥐는 여자를 따라서 속삭였다. 에이즈, 매독, 임질, 바이러스성 간염.

여자는 키득거리며 중얼거렸다. 정말 비둘기가 죽어 있었어요.

쥐는 백치처럼 어조 없이 중얼거렸다. 그래. 정말 새들이 죽어 있었어. 새들은 얼어붙었고 태양을 잃은 열대과일처럼 비참한 검푸른 빛으로 떨어지고 있었어.

그리고, 여자는 말을 이었다. 난 소리쳤어요. 비둘기가 죽었다고. 그건 흔히 있는 일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아무도 내 말을 믿지 않았어요. 아무도 나를 듣지 않았어요. 마치 내가 유령인 것처럼. 선생님은 내게 어서 자리에 앉으라고 소리쳤지만 어쩌면 그건 내가 아닌 다른 아이에게 한 말일지도 몰라요. 내가 아닌 다른 아이에게 상을 주었던 것처럼, 내가 아닌 다른 아이에게 시켜야 할 심부름을 내게 맡긴 것조차 그 착각조차 잊어버린 것처럼 어쩌면 그 여자는 나를 완전히 잊어버린 건지도 몰라요. 그 애는 놀이터에서 놀고 있었어요.

상담사의 흰 달걀과도 같은 매끈한 얼굴이 여자의 눈물을 거울처럼 비추고 있었다.

잠깐, 상담사는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끊었다. 지난번에는 골목에서 만났다고 진술하지 않았나요? 그 애가 골목에서 고양이를 죽이고 있다고요. 고양이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고.

여자는 친밀한 지인에게 하듯 웃어보이며 대꾸했다. 선생님, 그게 아니에요. 그건 사실이고 이건 꿈 이야기에요.

그래, 그렇구나. 상담사는 얼이 빠진 것처럼 멍하게 대답했다. 곧 다시 정신을 차린 듯 명료한 목소리로 말했다. 괜찮으니 계속 이야기해 주세요. 듣고 있어요.

놀이터에서, 여자는 말했다. 그 애는 혼자 놀고 있었어요. 타이어로 둘러쳐진 모래사장에서 작은 손을 꼼지락거리면서요. 뭘 하고 있니? 하고 내가 묻자 그 애는 바스라진 개미들의 살점들로 검게 물든 입을 벌리고 웃었어요. 나를 기다렸다고 그 애는 말했어요. 이상한 일이지만, 정말 이상한 일이지만 난 그 애가 내 엄마를 닮았다고 생각했어요. 잃어버린 내 엄마요. 죽었거나 실종되어버린 내 엄마, 그 애는 내 엄마의 아이인 것처럼, 아니, 내 엄마인 것처럼 보였어요. 그 애의 볼은 상처투성이었어요. 말라붙은 피딱지가 옴처럼 그 애의 작은 얼굴을 뒤덮고 있었죠.

그건 고양이가 할퀸 상처니? 하고 내가 그 애의 볼을 가리키며 묻자 그 애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저었어요.

아니에요. 난 고양이를 기르지 않아요. 이건 창문에 긁힌 상처예요.

창문에?

그 애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속삭였어요. 젖은 버찌처럼 붉은 입술 속에서 개미의 실처럼 가느다란 다리가 삐져나왔어요. 교실 문이 잠겨 있어서 난 복도 창문을 깨고 나왔거든요. 책상을 집어던져서 유리창을 깰 때 유리 파편이 내 볼에 튀었어요. 그래서 상처가 난 거예요.

그거 정말, 나는 놀란 채 말했어요. 위험한 일이구나.

그렇죠. 아이는 자랑스럽게 웃어보였어요. 그 애의 입은 노파의 동굴처럼 깊고 검었어요.

넌 눈이 멀 수도 있었어. 난 경악한 채로 그렇게 말했죠.

그래요. 그 애는 대답했어요. 눈이 멀었다면 당신을 보지 못했을 거예요. 당신이 내 앞에 와서 내게 말을 걸기 전까지, 당신의 목소리를 듣기 전까지 당신을 알아보지도 못했을 거예요. 당신이 내 엄마와 닮았다는 생각도 하지 못했을 거예요.

아니야, 넌 내 엄마와 닮았는데.

그 애는 다정하게 웃었고 난 그 순간 우리가 동시에 설명할 수 없는 모호한, 악마적인 진실을 깨달았음을 알았어요. 선생님, 그리고 당신은 여름방학식 날 나를 두고 떠났던 내 담임 선생님을 닮았어요.

상담사는 차분하게 대답했다. 난 당신의 담임교사가 아니에요. 현실과 꿈을 착각해서는 안 돼요.

하지만, 여자는 대꾸했다. 하지만 꿈은 현실이에요. 선생님이 그랬잖아요. 꿈은 말해지는 순간 이미 어느 정도 현실인 것이라고. 우리는 새처럼 자유롭게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사실들의 단단함을 느끼며 날아가면 되는 거라고.

난, 상담사는 침착하게 말했다.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어요. 여자는 혼란스러운 듯 마른 침을 삼키며 대꾸했다. 그래요. 당신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어요. 여자는 조금 놀란 것처럼 보였다. 그 말을 한 건 내 담임 선생님이에요. 하지만 당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요? 꿈이 다른 종류의 현실이라고?

그래요. 상담사는 부드럽게 웃으며 속삭였다. 꿈은 또 다른 현실이에요. 꿈이 현실과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면 당신에게 꿈 이야기를 해 달라고 부탁하지도 않았겠죠.

여자는 대답했다. 아니에요. 선생님. 그게 아니에요. 꿈은 심리적인 현실이 아니라 증폭되는 현실이에요. 거대한 엔진을 공유하는 기계장치들을 관통하는 전염적인 열기와도 같은 현실이에요. 우리는 기계장치의 은밀한 태엽 속을 횡단하는 미끄러운 달팽이에요. 껍질은 단단한 철 부품에 파쇄되고 그 내부를 메우고 있던 은밀한 장기들도 모두 망가졌지만 엷은 점액질의 피부는 아직도 기계장치의 내부를 떠돌고 있어요. 악몽을 배회하는 슬픈 유령처럼.

유령이 슬픈가요? 상담사가 물었다.

여자는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아니요. 슬픈 건 유령이 아니에요. 슬픈 건, 여자는 주저하며 속삭였다. 그저 슬픔일 뿐이에요. 유령은 슬프지 않아요. 왜냐하면 유령은 슬픔을 잊었으니까. 슬픔은 유령의 내부를 차지할 수 없어요.

당신은 유령에 대해 오래 생각했나 보군요.

아니에요 선생님. 난 유령을 오래도록 보았을 뿐이에요 난 그 애에 대해 그리 많이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 애는 언제나 내 곁에 있었고 실종되기 전까지만 해도 천사가 남기고 간 먼지처럼 언제나 내 안에 머물러 있었죠. 생각하는 건 유령이고 생각되는 건 나예요. 내가 유령을 생각하는 건 아니에요. 난 그저 내 곁에 머무는 유령을 바라볼 뿐이에요. 그 애는 흥건하게 젖어서 제대로 알아보기 어려운 망가진 언어를 가지고 있었어요. 그래도 나는 꿋꿋하고 참을성 있게 그 애를 들었죠. 언어는 언제나 불행한 레디메이드였어요. 그렇지만 그 애는 마치 한 번도 죽지 않은 것처럼 한 번도 찢어지고 망가지지 않은 것처럼 슬프지 않은 것처럼 말하려 애썼고 나 역시 한 번도 강간당하지 않은 것처럼 침범당하고 오염되어 죽어가지 않는 것처럼 검게 썩어 악취를 풍기지 않는 것처럼 그 애를 들으려 노력했죠. 우리는 언어가 불행한 레디메이드가 아닌 것처럼 대화하려 애썼어요.

상담사는 물었다. 그 애 말고 다른 친구는 없었니?

그 애는 내 친구예요. 여자는 정색하며 대답했다.

간혹, 우생학의 침묵이 그녀들 내부에 분사된다. 침묵할, 침묵시킬 권리를 갖는 자들은 생명을 관리하는 자들이지 생명이 아니다. 매 맞은 아이의 등처럼 붉게 터진 하늘이 창문 틈으로 새어들어와 그녀들의 흰 얼굴을 문지른다.

여자, 언어, 내가 하는 말들은 전부 거짓말이에요.

그러니?

그래요. 왜냐하면 아무도 나를 목격하지 않았으니까 아무도 내 말을 사실로 만들어주지 않았으니까. 사실을 만들기 위해 거짓말쟁이가 되지 않기 위해 난 그 애를 필요로 했어요.

그건, 상담사는 중얼거렸다. 가장 악랄한 종류의 거짓말이야.

여자는 깜짝 놀라 희게 일그러진 얼굴을 바라본다. 환자에게 그런 말을 해도 되는지 몰랐어요.

헤이, 헤이, 정신 차려. 난 네 상담사가 아니야. 넌 내 환자가 아니고. 우리는 프롤레타리아의 부드럽고 역겨운 머릿가죽으로 만들어진 프로이트의 소파 위에 반쯤 드러누워서 꿈이나 무의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게 아니라고.

여자는 달걀처럼 둥근 얼굴을 본다. 닭이 낳는 거대한 난자의 붉은 틈 속에서 언제고 미끈한 점액질의 물질이 쏟아지기를 기대하며.

내게 편지를 보낸 건 너잖니, 옷장 속에서 난 오래도록 너를 기다리고 있었어. 상담사의 목소리는 부자연스럽게 낮아진다. 넌 좋지 못한 버릇을 가지고 있구나. 꿈을 꾸는 게 두려워서 현실로 도피하는 버릇, 그런 버릇을 고치지 못하면 넌 영원히 달에 갈 수 없을 거야.

여교사는 여자에게 묻는다. 밖으로 나갈까?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어. 넌 너무 늦게 도착했단다.

여자는 교사의 희고 매끄러운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며 속삭였다. 당신은 내 선생님을 닮았어요.

그래, 내가 네 선생님이니까. 교사는 빙긋이 웃어보이고는 옷장의 문을 열기 위해 손을 뻗었다.

여자는 깜짝 놀라 교사가 걸친 의사 가운을 붙잡으며 속삭였다. 너무 멀리 가고 싶진 않아요.

여자는 자신의 목소리가 가련하게 떨리는 것을 들으며 스스로 경악하며 계속 속삭였다. 구조를 이해하지 않고 밖으로 나갈 수는 없어요.

교사는 커다란 소리로 웃어젖히며 여자의 어깨를 끌어안았다. 그러니까 너는 입과 말이 동시에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알지 못하고는 숨을 쉴 수도 말할 수도 없다는 거지? 바다 너머에서 반짝이며 너를 응시하는 작은 깡통의 광학적 시각구조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깡통의 응시를 인정할 수 없다는 거지? 이제와서? 헤이, 너는 이미 너무 멀리 왔어. 너무 멀리 가지 않고서는 단 한 발자국도 벗어날 수 없어. 숨을 참고 혈류를 모두 끊어버리지 않으면 단 한 발자국도.

교사는 옷장 문을 열었다. 옷장 바깥은 평범한 교실이었다. 아이들은 옷장 문이 교실 앞문이라도 된다는 듯 자연스러운 눈짓으로 그녀들을 맞아들였다. 여교사는 교단으로, 여자는 하나뿐인 빈 책상으로 향했다. 열 개의 벌거벗은 유방을 내려뜨린 쥐 소녀가 여자에게 그곳은 여자의 자리가 아니라고 말했다.

뭐라고?

그건 네 자리가 아니야.

그럼 누구 자린데?

쥐 소녀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다정하게 웃으며 속삭였다.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 너도 알잖아? 중요한 건 그게 네 자리가 아니라는 사실뿐이야.

여자는 순순히 교실 가장 뒤의 스탠딩 책상에 가서 섰다. 여자와 교사를 제외한 모든 학생들은 쥐들이었다. 교사는 검은 칠판에 흰 분필로 금지되어 있는 도시의 지도를 그리기 시작했다. 잘려나간 오른팔을 들고 묵묵히 기다리던 쥐 소년을 향해 교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유달리 흰 쥐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곳은 라오스예요, 하고 속삭였다. 아이들은 깔깔거리며 웃었다. 여자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 채로 아이들을 따라 웃었다.

교사는 갑작스럽게 여자를 지목하며 불쾌한 듯 물었다. 유리, 그럼 너는 알고 있니?

아이들은 싸늘하게 침묵하고 있었다. 침묵의 우생학,

여자는 그건, 하고 수줍게 대답했다. 알려지지 않은 도시예요. 그러니까 그 누구도 이름을 답할 수 없어요.

아이들은 웃지 않았다.

이건, 교사는 서글프게 속삭였다. 네가 죽인 아이의 몸 지도란다.

아이들은 다시 미친 듯이 웃어젖히기 시작했다. 여자는 그제야 흰 선영으로 그어진 윤곽이 아이의 벌거벗은 몸과 같은 지형을 가지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여자는 최악의 수치에 얼굴과 몸이 흥건히 젖어든 상태로 교단으로 뛰어올라 맨 팔로 칠판을 벅벅 닦아내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여자의 비쩍 마른 등과 붉은 습진으로 짓무른 엉덩이를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지금 우리는 한 명의 아이와 하나의 섬을 잃었습니다. 교사는 불현듯 웅변조로 소리쳤다.

아이들은 교사를 따라 합창하듯 맑은 소리로 찍찍거렸다. 지금 우리는 한 명의 아이와 하나의 섬을 잃었습니다.

여자는 비참하게 곪은 진물을 눈과 입에서 질질 흘리며 울부짖었다. 마치 그녀가 최악의 모욕을 받았다는 듯. 제발 그만 해요, 하고 여자는 애원했다.

교사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무릎을 꿇고 흐느끼는 여자를 내려다보았다. 여자의 손목 안쪽은 악몽이 발색할 수 없는 붉은빛으로 달아올랐다. 그러므로 여자는 볼 수 없는. 흰 분필 가루가 지저분하게 엉겨든 팔목을 쓸어내리며 교사는 다정하게 물었다.

가고 싶니?

여자는 흠칫 놀라며 물었다. 어디로요?

금지된 도시로.

여자는 교사의 설치류처럼 검고 불투명한 눈동자를 백치처럼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여자는 울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 불가능해요.

어째서?

이미 지워버렸으니까. 그곳은 사실이 아니니까.

교사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교사의 얼굴은 목이 잘린 암탉이 낳은 최후의 달걀처럼 번득였다. 여자는 그녀가 무엇인지 기억해냈다. 그녀는 최악의 살인마, 관대한 희생자,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배역이 머무는 자리, 여자는 교성 같은 신음을 흘리며 비명을 질렀다.

날 다른 곳으로 데려가 날 죽여 줘요.

쥐 경찰의 불그죽죽한 성기가 여자의 내부에서 끔찍하게 파열하였다. 여자는 자궁을 찢어발기는 설치류의 날카로운 발톱들을 느낄 수 있었다. 그가 여자의 몸에 몸을 넣고 터져 죽어버린다면, 여자는 그의 속성을 분유하게 될까? 여자는 그가 될까? 여자는 경찰의 호흡을 갖게 될까? 여자는 쥐의 뾰족한 아가리에 혀를 밀어넣었다. 쥐는 굴욕적으로 파들거리며 나지막한 신음을 흘렸다. 연속성의 불완전한 환상. 그들 중 누구도 불연속적인 틈이 완벽한 연속의 매끄러운 덩어리로 결합할 수 있다고 믿지 않았다. 서로에게 속해 있는 동안에도 그들은 여실히, 그들의 내부를 깊게 가로지르는 깊은 틈을 느낄 수 있었다. 달콤한 악몽과 같은 고름으로 득실거리는. 쥐 경찰은 창녀처럼 부풀어오른 무수한 유방을 갈무리하며 교태롭게 속삭였다.

목이 말라.

경찰이 제복을 벗은 것은 그날이 처음이었다. 그는 언제나 옷을 전부 갖춰 입은 채로 바지 지퍼만을 내려, 신체의 가장 첨예하며 보잘 것 없는 말단만을 드러낸 채 여자에게 끌어안기곤 했다. 그러나 그날, 경찰은 제복 셔츠를 모두 풀어헤친 채 유인원 포유류의 기다란 손가락에 열 개의 젖가슴을 모두 내맡겼다. 결코 젖으로 부풀어오를 일 없는, 유선조차 없는, 그러나 창백한 보랏빛이 썩은 열매처럼 달콤한 악취를 풍기는 열 개의 퇴화해가는 흔적들. 여자는 쥐의 유륜을 아이처럼 빨며 애무했다. 끔찍하게 부드러운 설치류의 털이 여자의 입천장 안에 들러붙었다.

이제 더는 상담을 받고 싶지 않아요. 여자는 속삭였다. 언젠가 내가 상담사의 얼굴에 가위를 꽂아버리기 전에, 제발 나를 풀어줘요.

수컷 쥐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제발, 내가 정말로 미쳐버리기 전에.

쥐의 불투명한 점막이 여자를 집어삼켰다. 너는 이미 미쳤어. 미치지 않았다면 넌 치료감호가 아니라 다른 처벌을 받았겠지.

제발, 난 자꾸 이상한 악몽을 꿔요. 그녀가 내 엄마를, 내 담임 선생을 너무 닮았기 때문에 난 미쳐가고 있어요. 언젠가 그 여자의 얼굴에 가위를 꽂아버릴지도 몰라요. 내 엄마와 내 담임 선생에게 그랬던 것처럼.

쥐는 여자의 뒷목을 조심스럽게 쓸어내리며 중얼거렸다. 넌 마치 이곳이 악몽이 아니라는 것처럼 이야기하는구나.

악몽에서도, 여자는 물었다. 악몽에서도 악몽을 꿀 수 있나요?

그래. 쥐는 대답했다. 거울 속에서 거울을 볼 수 있듯이. 균열 속에 다른 균열이 있듯이. 한없이 증폭되는 소음 속에 다른 소음의 파장들이 요동치고 있듯이. 순진한 척해서 네가 얻는 게 뭐지? 쥐는 갑작스럽게 냉혹한 목소리로 찍찍거렸다.

배신당하는 것, 그리고 다시 믿는 척 할 수 있는 것. 여자는 속삭였다. 그리고 다시 배신당하는 것. 용서와 믿음과 사랑과 애정과 증오와 수치와 정신착란과 꿈으로부터 최악의 방식으로 가장 달콤한 찢김으로 배신당하는 것.

그래서, 쥐는 나른하게 찍찍거렸다. 위악으로 네가 얻는 게 뭐지?

배신은 위악도 위선도 아니에요. 배신으로 나는 용서와 믿음과 사랑과 애정과 증오와 수치와 정신착란과 꿈을 얻어요. 그런 것들은 훼손되기 전에는 드러나지도 심지어는 존재하지도 않는 부류의 것이니까.

지독한 교통정체가 이어지고 있었다. 그들은 밤까지 채 500m도 이동하지 못했다. 차 안에 누적된 열기를 감내하지 못하고 미쳐버린 수탉이 운전석에서 뛰어내려 발작하듯 울부짖었다. 시민권을 얻기 위해 끝단을 잘라낸 날개로 젊은 수탉은 당장이라도 날아오를 것처럼 보였다. 쥐 경찰은 무전기에 입을 대고 무어라고 계속 보고를 해댔다. 그는 음부 아래까지 내려온 여자의 원피스 자락을 올려서 정리해 주며 그녀의 손목에 수갑도 함께 채웠다. 여자는 조롱하듯 휘파람을 불며 다리를 들어올렸고 쥐는 운전석 밖으로 나가 끝없이 검은 밤의 도로에 오줌을 누었다. 게걸스러울 만치 비대한 달이 그들을 정신착란과도 같은 노란 눈으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흰색 르노에서 내린 여자는 초조하게 서성이며 품에 끌어안긴 어린 아이를 달래고 있었다. 르노 여자는 그들 가까이 다가와 경찰차의 앞 유리를 두드렸다. 쥐의 수염들이 열대의 관엽식물처럼 요동치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죠?

르노 여자는 다정하고 슬픈 얼굴로 웃으며 물었다. 혹시 휴지 남는 것이 있나요? 아이가 변을 봤는데 치울 수가 없어서요.

여자는 르노 여자의 품에 안긴 아이가 죽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아이는 미동도 없이 르노 여자의 젖가슴에 끌어안겨 있었다. 르노 여자가 아이를 들어 경찰의 눈 앞에 들이밀었을 때 여자는 아이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다. 플라스틱 피부, 진공의 속살, 꽉 맞물려 닫힌 모공들, 그것은 여자아이들이 모성을 흉내내며 오직 얼굴에 가위를 꽂아넣기 위해 이용하는 대리물인 아기 인형이었다. 밤에 갈빛으로 그을은 둥근 얼굴은 사람보다는 곰을 닮았다. 여자는 르노 여자가 가지고 있는 인형을 빼앗고 싶다고 생각했다. 오직 얼굴에 가위를 꽂아넣기 위해.

그러나 인형은 르노 여자의 것이었고 얼굴에 가위를 꽂아넣는 황홀한 최후 역시 르노 여자의 몫이었다. 르노 여자는 지친 어깨를 비 맞은 모기의 날개처럼 내려뜨린 채 달을 따라 걸었다. 쥐 경찰은 밤 사이 불쑥 자라난 누런 이빨을 음료 거치대의 플라스틱에 박아넣고는 초조하게 갉아대었다. 검은 플라스틱은 그의 기다란 앞니를 장난스럽게 미끄러뜨릴 뿐 진지하게 갈아내 주지는 못하였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끔찍하게 길어진 그의 앞니는 목과 기도, 성대를 관통할 것이다. 더 이상 그녀에게 어설픈, 최악의 상담사 흉내를 내지 못할 것이고 듣기 싫은 찍찍거림으로 보고를 할 수도 없겠지.

쥐는 초조함을 견디지 못하고 운전석 시트를 뒤로 젖힌 뒤 여자가 앉은 뒷좌석으로 역겨운 척추를 구부렸다. 순간, 여자는 그가 흉악하게 자라난 자랑스러운 앞니를 여자의 목덜미에 박아넣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게 아니라면 여자의 얼굴 한가운데에. 가위를 꽂아넣듯이, 찢긴 고무처럼 벌어진 여자의 얼굴 정중앙에서는 싸구려 러브돌에서나 날 법한 신경질적인 찍찍소리가 날 것이다. 그러나 그는 여자의 어디에도 더러운 이빨을 박아넣지 않았다. 그는 여자의 수갑을 창문 위 손잡이에 연결했을 뿐이다. 박제당하기 직전의 암탉처럼 팔이 들린 채, 여자는 쥐를 노려보았다.

잠시만 기다려, 그는 이빨에 턱을 찢기지 않기 위해 어눌한 어투로 찍찍거리고는 차 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갔다.

여자는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그는 아스팔트 한 구석 어딘가에서 이를 갈고 있을 것이었다. 지금 그녀가 그를 차로 치어버리면 어떻게 되지?

그야, 여자는 홀로 웃으며 생각했다. 로드킬이지! 쥐새끼 한 마리를 차로 치어 죽이는 것은 그 어떤 죄도 아니었다. 차에 치여 가엾게 짜부라진 살 뭉텅이에서 여자는 피에 젖은 찢겨진 제복을 벗겨낼 것이고 그러면 그는 더 이상 경찰조차 아닐 것이다. 그는 그저 한 마리의, 지나치게 비대한 수컷 쥐일 뿐, 멍청하게도 도로에 뛰어들어 로드킬을 당한 빌어먹을 짐승일 뿐, 여자는 그의 유해를 정리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로드킬 당한 짐승들의 잔해를 정리하는 것은 도로 청소부들의 일이었으니까. 여자가 결박된 손목을 자르고 시동을 걸어 도로 구석에서 이빨을 갈고 있는 빌어먹을 쥐 새끼를 치어버린다면, 적어도 여자가 강간당했다는 사실은 사라질 것이다. 여자는 기꺼이 그의 체온을 잊을 것이고 자궁의 내벽을 물어뜯던 흑사병 균들을 망각할 것이고 그는 처음부터 길가를 헤매던 불가촉 시궁쥐처럼 신원도 장례도 없이 죽을 것이다. 아무도 그의 죽음을 수사하지 않을 것이고 그의 동료 쥐들은 순식간에 그의 빈자리를 야망 넘치는 다른 젊은 쥐로 대체할 것이다. 주머니에 플라스틱 빵칼이라도 있었다면 여자는 기꺼이 손목을 잘랐으리라! 오로지 로드킬을 위하여.

앞니 끝에 반짝이는 검은 가루를 묻히고 들어온 쥐 경찰을 향해 여자는 발작하듯 웃어젖히며 소리쳤다. 당신을 로드킬하려 했다고. 당신이 조금만 늦게 들어왔다면 난 정말로 당신을 로드킬했을 거라고.

네가 나를 증오하는 만큼, 쥐는 나지막하게 말했다. 나는 너를 증오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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