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과 레몬캔디의 물방울

레몬캔디의 갈라진 목소리. 버려진 목소리들의 결속. 사람은 들을 수 없는 목소리. 유령도 들을 수 없는 목소리. 하지만 너는 듣는 체 한다. 유령이 유령을 들을 수 없다면 지친 음성으로, 작게 쉬어버린 목소리로 소곤소곤거리며 집단적인 독백을 하는 유령들에 대한 꿈조차 꿀 수 없으므로. 악몽을 꿀 수 없다면 더 이상 악몽에 대해 쓸 수도 없으므로.

어쩌면 난 삼촌보다 더 비참한지도 몰라요. 그는 결국 모두에게 음악을 들려 주었고 난 그의 이야기 속에서나 살고 있으니. 게다가 언어의 샘이 갈수록 말라가고 있다는 말도 당신은 기억하고 있을 거예요. 벌집처럼 내밀한 막 사이사이에 들어차 있던 언어들, 어휘를 갈라놓던 막들이 모두 뭉그러지고 그 속에서 비어져 나오는 꿀만을 게걸스레 삼켜내듯 난 추상적인 향기만을 당신에게 마구잡이로, 어떠한 순서나 논리도 없이 털어내고 있는 것 같아요. 난 당신에게 동시에 존재할 수 없는 여러 시간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고, 그 시간들이 지시하는 공간의 움직임은 모순투성이일 수밖에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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