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11년 4월 10일 – i11년 4월 13일

i11년 4월 10일

꿈 속에서, 나는 베인 미소를 짓는 여자아이를 만났다. 그녀는 한 순간 바래버린 사진과도 같은 납빛의 미소를 띠고 있었다.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내가 묻자 귀신 아이는 말했다. 나를 기억해. 나를 기억해. 나를 기억해 나를 기억해

신은 살아 있다 숭배자 없이 그녀의 상처 속에 그녀의 찢김 속에

그녀는 숭배자 없는 신이었다. 추종자 여인들 없이 아킬레우스를 원하는 펜테질리아였다. 그녀의 베인 미소에서 피가 흐른다. 펜테질리아는 아킬레우스를 원한다 죽을 만큼 원한다. 그러나 그녀의 검은 머리에 향유를 바르고 그녀의 몸을 단장하고 그녀의 젖가슴을 자르고 그녀의 앞에 날카로운 화살들을 가져다 바칠 아마존 여인들은 없다. 그녀는 거친 곱슬머리를 휘날리며 아킬레우스의 절벽을 향해 걷는다. 그녀에게는 숭배자가 없지만 그녀의 욕망을 위로하며 그녀의 어깨를 끌어안아줄 그녀의 참모-자매도 없지만 그녀는 미칠 듯이 그를 원하기 때문에. 장미축제를 준비하는 여사제도 가시들을 엮으며 노래부르는 소녀들도 없지만 그녀는 그를 원하기 때문에 그녀는 미칠 듯이 그를 원하기 때문에. 여자는 절벽 위에 쓰러져 있는 아킬레우스에게로 향한다. 그녀는 낙마하고 그녀는 부러지고 그녀는 찢어지지만 그래도 그녀는 허우적거리며 위로, 위로 향한다. 그녀는 불가능에 욕정한다. 그녀는 불가능을 향해 올라간다. 가능한 것들을 증오하는 그녀는 증오와 분노의 추동으로 위로, 위로 향한다. 그녀는 불가능의 아름답고 섬뜩한 이마에 그녀의 창자를 꼬아 만든 장미 화관을 씌운다. 그녀가 입고 있던 웨딩드레스는 피와 진창으로 얼룩지고 찢어졌다. 그녀의 진주목걸이는 피로 붉고 축축하다. 그녀는 그가 하얀 얼굴을 벌리는 것을 본다. 그의 눈꺼풀이 벌어지고 그 속에서 불가능한 언어가 흘러나오는 것을 본다.

오래도록, 그녀는 숭배자 없이 글을 썼다. 오래도록, 그녀는 장미축제를 둘러쌀 아마존의 여인들과 그리스의 포로들 없이, 만개한 장미를 끌어안았다. 그녀는 원하고 있었으므로, 미치도록 원하고 있었으므로. 그녀가 원한 것은 결핍이 아닌 충만이었으므로. 그녀는 그녀를 찢고 그녀 심장의 피를 게워내면서 그것을 원하고 있었으므로. 그녀는 찢긴 폐로 짖어대었다. 그녀는 장미의 화관들을 찢어발겼다. 그녀는 그토록 원하고 있었다. 재로 만들어진 파우더가 그녀의 찢겨진 가슴 위를 하얗게 적신다. 그녀는 그녀의 가슴을 직접 잘라내어야 했다. 지혈조차 하지 못한 채, 그녀는 벌어진 상처를 그대로 놓아두어야 했다. 그 속에서 맥동하는 심장은 장미를 장미 축제를 원하고 있었다. 아킬레우스는 암말처럼 부드럽고 평온하게 누워 있었다. 그는 땀과 고통으로 젖어 있었다. 그의 허벅지에는 죽음의 화살-깃털 달린 구혼자가 꽂혀 있었다. 펜테질리아는 아킬레우스의 상처에 입술을 가져다 대었다. 그녀의 입술이 고름과 피로 젖어든다. 그녀는 불가능을 갈망하고 있었다. 코러스도 무희들도 없이. 그녀는 그 모든 갈망을 감내해야 했다. 불가능이 그녀를 찢어발기는 동안, 사랑이 그녀를 조각내는 동안, 그녀는 숨을 쉬고 견디었다.

나는 꿈 속에서 많은 귀신들을 만났고 기꺼이 그들에게 잠과 꿈, 몸을 내주었다. 살아서 말할 수 없었던 그녀들이 내 잠의 입술을 벌려 마음껏 흐느끼고 비명하고 노래할 수 있도록. 나는 그녀들을 사랑하고 있었다. 우리는 발작처럼 함께 울부짖었다. 우리는 발작처럼 미소짓고 발작처럼 사랑했다. 이곳에 없는 것이 흘러넘치고 있었다. 살과 피와 검은 빛. 우리의 찢어진 눈꺼풀 속을 메우며 흩뿌려지는 검은 빛의 파우더. 우리를 둘러싸는 검은 빛의 이미지. 우리는 검은 눈이 가득 쌓인 스노우볼 속에서 놀았다. 우리의 발자국과 우리의 그림자가 희고 깊은 자욱으로 남았다. 검은 눈 속 하얀 그림자들. 그 모든 상상적인 사건들과 만남, 입맞춤과 예언, 기억들이 무엇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나는 기억해야 했다.

기억해, 하고 그녀가 말했으므로.

그녀의 손에 들린 하얀 베일, 책의 속살처럼 흰, 균열, 충격, 섬광, 멈춤, 찢김의 흰. 영원회귀의 균열에서 흘러넘치는 하얗고 검은 살. 성모는 하얀 벽을 펼쳐들고 있다. 그녀는 베인 귀신의 미소로 웃는다. 그녀는 그곳에 없는 것을, 그러나 아프게 흘러넘치는 것을 응시하고 있었다. 천사의 손가락이 은밀하게 가리키고 있는 그녀의 자궁 안에는 첫 번째 눈의 하얀 손가락이 잉태되고 있다. 그것은 살로 된 하얀 언어, 예언의 배아이다. 수수께끼의 징후로 붉게 달아오른 그녀의 이마, 결코 전유할 수도 번역할 수도 없는 열과 하얀 현기증. 그녀는 허우적거리면서 장미의 잉태를 꿈꾼다. 그녀는 그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통스럽게 깨닫는다. 그것은 시다. 그것은 불가능이다. 그것은 넘쳐 흐르는, 불가능한 언어다. 그녀를 어루만지는 검은 눈의 그림자. 그녀의 그림자를 어루만지는 하얀 벽, 언어의 투명한 허우적거림. 그녀는 펜테질리아가 된다. 그녀는 아킬레우스를 갈망하는 펜테질리아가, 숭배자 없는 성모가 된다. 그녀는 그것이 죽음처럼, 우글거리는 죽음처럼 고통스럽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녀는 원한다. 그녀는 갈망한다. 그녀는 섬광과 찢김 속에서 시를 쓴다. 숭배자 없이 아마존의 여인들도 유모도 여전사들도 그리스의 아름다운 포로 남자들도 없이. 그녀의 그림자와 그녀가 가장 벌어지고 부드러운, 가시 투성이의 장미를 끌어안는다. 면도날로 된 가시들이 그녀의 흰 베일을 찢어발긴다. 그녀는 피로 젖어든다. 그녀는 번역 불가능한 순수한 현존을, 장미의 현존을, 장미의 붉음을, 그 불가능을 꿈꾼다. 그 불가능성이 그녀의 손가락들을 부러뜨리고 가슴을 뜯어내고 고름으로 흘러내리는 동안에도 그녀는 악착같이 그것을 갈망했다. 그녀는 갈망을 멈추는 데 소질이 없었다. 그녀는 체념을 배울 수 없었다. 그것이 그녀를 살해하는 동안에도 그녀는 빛처럼 강렬한 응시로, 호흡으로, 어루만짐으로 그것을 원하고 있었다. 삶과 죽음이 중첩된 그녀의 이미지 깊은 곳에는 생명이 있다. 신의 성흔 아래에 신이, 신의 생명이, 그 붉은 장미가 있듯. 그녀는 찢겨짐 너머에서 가련하게 떨며 호흡하는 아름다운 장미를, 아킬레우스를 본다. 그녀는 그의 상처에 입맞춘다. 그녀는 비둘기의 날개처럼 희고 순결한 그의 쇄골에 이를 박아넣는다. 그녀는 그를 찢는다. 그녀는 그를 삼킨다. 찢겨지는 장미 화관 찢어지는 이미지 찢어지는 순수 찢어지는, 아프게 찢어지는. 섬광. 여자는 경이로운 불안으로 헐떡거린다. 육체 속에 매장되었던 하얀 장미가 발기하고 그녀는 찢어진다. 그녀의 거대한 현기증이 요구하는 무한한 숭배자들, 그러나 그녀의 앞에 엎드리고 그녀의 앞에서 노래하는 장미의 소녀들은 없다. 그녀는 그 넘치고 팽창하는 정념을 오롯이 홀로 감당해야 한다. 장미의 가시들이 그녀를 매질하는 동안 그녀는 자기 치아로 언어를 깨물고 언어의 허구적 재현을 으스러뜨린다. 오랫동안 그녀의 날카로운 치아를 짓눌러왔던 입마개를 여자는 찢어발기고, 그녀의 혀를 감금해왔던 입술마저 찢어발기고, 여자는 찢긴 입으로 아킬레우스의 장미-육체를 탐한다. 그녀는 암캐처럼 헐떡거리며 먹는다. 그녀는 질식할 듯 먹는다. 미칠 듯이 향기로운 젖음이 그녀를 끌어안는다. 그녀는 넘친다. 폭발과 섬광과 균열과 충격으로 그녀는 넘쳐흐른다. 아킬레우스는 부드럽게 반짝이는 붉은 눈을 뜬다. 그들은 눈을 맞춘다. 여자는 그의 잠과 깨어남을 모두 지켜본다. 여자는 그에게 잠도 깨어남도 강요하지 않는다. 그저 그가 사랑받는 꿈으로부터 깨어나 사랑받는 모습을 다정스럽게 지켜볼 뿐이다. 키스, 키스, 키스, 키스. 여자의 입맞춤은 홍수처럼 계속 쏟아부어진다. 그녀는 한 번의 키스와 함께 사라지는 왕자가 아닌다. 그녀는 불가능할 정도로 그를 원한다. 그녀는 불가능할 정도로 그를 안는다. 그녀는 과잉으로 찢어지며 사랑한다. 그녀는 입맞춤을 그만둘 수 없다. 그녀의 턱과 입, 뺨이 모두 닳아 사라질 때까지 그녀는 계속해서 입맞춘다. 그들이 그녀의 침 속에서 익사할 때까지 그녀는 계속해서 입을 맞춘다. 왜냐하면 그녀가 갈망하는 불가능은 결핍이 아닌 과잉이므로. 그녀는 열에 달떠 눈물을 흘리고 장미를 찢어발기고 조각난 장미들을 새로운 모양으로, 그녀의 심장이 지시하는 모양으로 엮어내고 있으므로. 그녀는 죽음마저 살해할 정도로 붉다. 히스테리로 사랑으로 미쳐버린 그녀는 고통스러운 환희로 발작한다. 착란처럼 붉게 일그러진 눈밭이 현기증과 메슥거림으로 연인을 감싸 안는다. 그녀는 잘려나간 혀의 더듬거리는 언어를 격렬하게 기침한다. 그녀는 그녀의 폐를 토해낼 때까지 계속해서 기침한다. 그의 순결한 하얀 얼굴이 그녀의 심장으로 붉게 젖어들 때까지.

기억해, 하고 그녀는 말했다. 베인 귀신의 미소로. 망자의 새 가면을 쓰고 있던 또 다른 귀신들이 우리를 배웅했다. 기억해. 우리가 얼마나 장미를 원했는지. 아무도 우리를 지켜보지 않는 동안, 아무도 우리를 듣지 않는 동안 우리의 언어가 얼마나 붉게 출혈했는지. 나는 그녀의 작고 가느다란 어깨를 끌어안고 싶었다. 아무리 그녀가 날카롭고 흉측할지라도. 아무리 그녀가 위험할지라도. 귀신의 섬뜩한 목소리가 내 가슴을 날카롭게 베었다. 나는 그녀와 함께 찢긴 채 웃고 싶었다. 면도날로 베인 미소로.

안바가이 칸의 사람들은 죄수의 손발을 못으로 박아놓고 전신의 피부를 벗겼다. 나는 나의 벗겨진 피부를, 처형당한 장미를 바라본다. 처형당한 채로 물기를 머금은 장미, 내가 얼마나 그 장미를 원하는지 그녀는 알 것이다. 우리의 벗겨진 가죽을 끌어안고 그녀는 꿈의 깊은 곳으로 가라앉았다. 기억해, 하고 그녀는 말했다. 우리를 다시 보고 싶다면, 장미를 원한다면, 기억해, 하고 그녀는.

숭배자 없는, 그러나 결코 숭배 없지 않은 우리의 삶.

P년 12월 30일

나는 당신의 태양 앞에 엎드린 장미입니다. 아킬레우스는 바다 암소의 순결한 목을 길게 내밀며 유순하게 엎드렸고 펜테질리아는 통제할 수 없는 열로 흘러넘치며 소리쳤다. 축제다. 여자들아. 장미 축제야. 가장 아름다운 장미들을 엮어라. 검은 가시와 붉은 꽃잎들을 엮어서 가장 붉은 화관을 만들어. 내가 직접 그에게 씌워줄 수 있도록. 창백한 밤의 별들은 물러나라. 들끓는 한낮의 별이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으니. 그녀는 열정에 달떠 비명을 지른다. 제발, 어서, 여인들아. 빨리 노래를 불러. 나는 미칠 것 같아. 그러나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다. 오직 그녀와 그녀의 광증, 그녀의 폭발하는 열정뿐.

여자들은 그녀를 두고 먼 숲으로 떠났다. 찢긴 붉은 장미들이 널브러진 하얀 눈밭엔 그녀 혼자다. 모든 기이한 얼굴들이 여왕의 눈 앞에서 어른거린다. 여자는 울부짖는다. 날개를 마비시키는 복수의 여신들은 사랑을 견디지 못하고 도망갔다. 장미 화관을 준비해. 우리는 길고 긴 장미 축제를 벌일 테니까. 여자들아 그런데 너희 대체 어디? 악의 없는 분노와 열정으로 뛰는 여자의 심장, 여자는 그녀 앞에 엎드린 하얗고 부드러운 암비둘기 한 마리를 본다. 여자들아 제발, 지금은 축제의 시간이다. 가장 붉고 가장 아름다운 축제가 우리 눈 앞에 있다. 그런데 너희들은 대체 어디? 여자는 몽유병자처럼 불안하게 서성거린다. 익사자처럼 오그라든 그녀의 붉은 두 손. 빛나는 벌레들이 하늘을 부유하는 시간까지 여자는 계속해서 얼어붙은 맨발로 눈을 짓이긴다. 암비둘기의 눈은 하얀 토끼의 그것처럼 붉다. 여왕은 빛처럼 하얀 현기증에 비틀거린다. 나는 너를 보고 있었어. 여자는 속삭인다. 처음부터 나는 너를 보고 있었어. 나는 너를 쟁취하려 했어 나는 너를 위해 죽음이 아닌 삶을 바치려 했어. 장미 축제가 눈 앞에 있는데 그런데 장미 축제는 어디에? 장미 소녀들은 장미 사제들은 모두 어디에? 여자는 눈밭에 무릎을 꿇고 앉아 구역질을 ㅎ나다. 여자는 그것이 불가능함을 깨닫는다. 그녀가 갈망하는 것이 불가능 자체임을, 여자는 서서히 깨닫는다. 침대에서 잠든 소녀처럼 편안하게 여자는 눈밭에 드러눕는다. 먼 과거에 그곳에는 호수가 있었다. 먼 훗날에도 이곳에는 호수가 있을 것이다. 여자는 물과 물 사이 어느 공간에서 몸을 편다. 여자는 시간의 틈을 벌리며 기지개를 편다. 여자의 체열에 눈이 녹아내리고 여자의 등과 엉덩이, 허벅다리는 하얀 눈이 녹은 물로 젖어든다. 과잉이 도달하는 섬광이, 그 관능적 폭발이 여자의 숨을 끊어 놓는 동안 끊어지고 도려지는 매 순간 동안 여자는 그것을 원하고 있었다. 여자는 원하고 있었다. 아킬레우스는 여자의 몸 위로 일어선 채 창녀처럼 관능적인 미소를 짓는다. 그는 여자의 눈 위로 하얀 눈토끼를 들어보인다. 그는 잔혹한 사냥꾼처럼 눈토끼의 양쪽 귀를, 그 여리고 섬세한 기관을 붙잡고 있다. 눈토끼의 빨간 눈이 떨어진다. 빨간 눈들이 무수히. 그는 길고 검은 손톱으로 눈토끼의 배를 가른다. 그 속에 강인한 흰 손을 손목까지 집어넣고 붉은 심장을 꺼낸다. 여자는 몸을 반쯤 일으킨 채로 눈토끼의 심장을 받아든다. 먹어요, 나의 여왕이여. 그가 말한다. 여왕은 심장을 입 안에 밀어넣는다. 그것을 씹고 그것을 삼킨다. 수천 개의 면도날들이 여자의 여린 입 안을 찢어발긴다. 여자는 면도날들을 목구멍 안쪽으로 우겨넣는다. 그것이 여자를 찢는다. 여자는 눈물을 흘리며, 피 묻은 검은 턱으로 씹는다. 씹는다. 씹어 삼킨다. 아킬레우스는 다시 그녀의 앞에 무릎을 꿇는다. 여자는 그의 이마에 입을 맞춘다. 입맞춤이 닿은 자리가 붉게 젖어든다. 그의 순결한 이마를 빙 둘러싼 입맞춤의 흔적들은 장미 화관처럼 보인다. 여자는 피로 벌게진 입으로 멍하니 중얼거린다. 내가 내 날개로 하늘을 찢을 수 있다면?

오, 나의 여왕이여. 당신이 그러길 원했다면 당신은 날개를 잘라내서는 안되었어요.

빛나는 벌레들이 여자의 드러난 맨살을 깨문다. 여자는 중얼거린다. 장미 축제는 장미 소녀는 장미 여인은 장미 포로들은 장미 사원은 어디에 있지? 디아나는 어디에 있지 어머니는 침략자 왕의 심장에 단도를 꽂아넣던 강인한 여자는 결혼식을 피의 축제로 바꾸어 놓았던 어머니는 그 여자들은 다 어디에

여자는 소리친다. 암소의 순결한 목을 잘라라! 눈토끼의 심장을 짓이겨 천사의 고기를 삼켜 가장 천박한 쾌락에 감각의 극단적 무질서에 검은 사랑에 잠겨들어 우리는 독에 취한 채 향연을 즐길 것이다. 여자들아. 우리는 향연을. 아름다운 너무도 아름다운 헬리오스가 이곳에서 내 앞에 무릎 꿇었으니 그의 이마가 장미의 피로 붉게 물들었으니 우리는 장미 축제를 즐길 것이다. 우리는 포로들을 부드럽게 껴안을 것이고 파멸하지 않는 사랑으로 넘칠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뜯어낸 가슴으로 사랑을 품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아닌 것을 품는 공간이 될 것이다 나는 너를 감싸는 페이지-베일-표면-피부가 될 것이다. 그녀는 암비둘기의 길고 고분고분한 목을 어루만진다. 우리는 현기증 나도록 높은 곳에서 떨어질 거야. 나는 내 날개로 모든 것을 찢어버릴 거야. 내가 내 날개로 하늘을 찢을 수 있다면?

여왕이여, 당신은 불가능한 것을 초대하는군요. 그 고통스러운 조우를 초대한 것이 당신이었군요.

여자는 두 발로 일어서 춤을 추기 시작한다. 그래. 헬리오스를 가장 거대하고 아름다운 장미를 초대한 것은 나야. 그들이 무한한 면도날들을 두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용감하게 그것들을 삼킨 것은 나야. 내 이야기를 기록하렴 여자들아 황홀한 음률을 붙여서 이 서사시를 찬미해 여자들아 우리 딸들의 딸들의 딸들이 우리를 기억할 수 있도록. 여자들아 여자들아 너희 대체 어디?

내가 내 날개로 하늘을 찢을 수 있겠니?

향수처럼 퍼져흐르는 달콤한 차가움. 여자는 잠과 깨어남의 변증법 사이에서 춤을 춘다. 그녀는 깨어난 채로 꾸는 꿈이다. 그녀가 거침없이 벌리고 있는 검은 꿈의 중간지대가 그녀의 몸 속에서 속삭인다. 내가 내 날개로 하늘을 찢을 수 있을까? 여자는 엑스터시로 경련한다. 여자의 몸 속에서 독처럼 흘러넘치는 경이로운 분노와 환희, 미래와 꿈. 여자는 소리친다. 처형당한 중국인의 찢겨진 사지 속을 나는 들여다보았지. 그들이 갈고리로 파헤쳐놓은 창자 속에서 움틀거리는 웃음을 나는 들여다보았지. 그는 웃고 있었어. 그의 처형인들이 그의 작아진 몸을 조심스럽게 들어올리는 동안 그를 헹가래하듯 어루만지는 동안 사람들은 단 한 치의 틈조차 없이 그를 에워쌌네. 그의 피와 미소와 울부짖음이 살과 살들에 퍼져나갔고 관중들은 그와 함께 비명을 질렀지. 나는 삶 속에서, 찢겨짐 속에서 죽은 중국 남자의 목소리로 소리치네. 나는 내 비명하는 다른 영혼들을 제령할 랍비 아즈리엘을 처형했지. 구제할 길 없이 나는 미쳐 소리를 지르는 어린 신부 레아야 레아 레아 그 사랑스러운 아이는 그녀의 몸 속에서 꺽꺽대며 비명을 지르는 악령의 목소리로 노래하지. 그들이 죽음을 경계로 태어나 침묵의 입천장 속에 감추어진 목소리를 출혈하는 동안 나는 이별을 계기로 더욱 깊숙이 틈입하는 만남에 대해 생각하네. 내 어린 새여. 우리가 헤어지는 순간 당신은 내 가장 깊은 곳에 닿게 될 거야. 살과 살이 찢어지는 순간, 몸은 더욱 깊은 불가능에 가닿게 될 거야. 여자들아, 그러니 제발, 제발 장미 축제를. 기꺼이 앓고 흐느끼는 여자들을 위한 장미 축제를. 삶의 과잉 속에서 욕망으로 울부짖는 여자들을 위한 장미 축제를. 성스러운 상처에서 흘러나오는 어린 백조의 노래를 들어 봐. 나는 여기 없는 모든 것이다. 내가 내 날개로 태양을 찢어발길 수 있을까?

여자는 비둘기의 부드러운 날개를 끌어안는다. 그녀의 심장은 여전히 미칠 듯한 열정으로 뛰고 있다. 숭배자들도 장미 소녀들도 여전사들도 없이,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그 모든 것을 원하고 있다. 그 모든 승리, 환호, 찢김, 조우, 관능적 폭발과 섬광, 무질서, 황홀에 대한 갈망은 여전히 그녀의 핏속에서 맹렬하게 흐르고 있다. 암비둘기의 심장소리가 여자의 귓가에서 여자의 갈망과 함께 맥동한다. 여자의 턱 밑으로 눈토끼의 붉은 피와 살점이 떨어져내린다.

i11년 4월 12일

간혹, 나는 내가 가지지 않은 것들을 잃은 듯한 상실감에 시달린다. 나는 가진 것이 없으므로 잃을 수 있는 것 역시 없는데도. 가령, 나는 새하얀 케이크와 붉은 입맞춤, 거대한 날개와 나를 둘러싼 응시들에 대한 상실감을 느낀다. 나는 그것을 가지지 못했는데, 어째서 그것을 잃어버린 것 같은 고통 속에 내던져지는 것일까? 그녀는 석회벽에 손톱을 박아넣듯 글을 쓴다. 여자의 두개골 속에서 심연이 팽창한다. 여자의 살과 뼈가 흩어진다. 아

범죄가 있긴 했는가? 홈즈는 너무 늦게 도착했다. 말끔하게 닦여나간 바닥에는, 비와 먼지로 씻겨내린 땅에는 얼룩조차 없다. 여자의 범죄, 살인도 강간도 아닌 그 미묘하고 모호한 파열, 절도, 비상-추락, 여자가 저지른 범죄를 그들은 끝내 발견하지 못할까? 홈즈는 수염 속에서 중얼거린다 나는 너무 늦게 도착한 게 아닌가 하지만 나는 지금 도착할 수밖에 없었어 왜냐하면 내가 지금 여기에 지금 여기에 내가 있으니까 그렇다면 범죄는? 범죄는 언제 도착했지? 범죄가 아직 도착하지 않은 것은 아닌가? 미친 듯이 범죄를 찾아 헤매고 범죄를 훔쳐내는 젊은 탐정이 직접 범죄를 저지르는 일은 없다. 그는 아슬아슬하게나마 법의 테두리 안에 있다. 그가 잡은 범인들은 그의 공범자인 경찰의 손에 인도된다. 그는 범죄들을 열렬히 수집해 유리 궁전 속에 층층이 박제해 놓는다. 날개가 도려내지고 말라붙은 범죄들, 체액을 빼앗긴 껍데기들, 그것들은 모두 그의 머릿속에 있다. 그는 계속되는 갈증에 시달린다. 그는 범죄, 범죄, 더 많은 범죄를 원한다. 왜냐하면 그는 단 하나의 범죄도 소유하지 못했으므로. 여자의 범죄는 어디로 사라졌지? 여자의 범죄가 그 자리에 있었음을 증언할 사물들은 없다. 있는 것은 오직 사라짐 속에 머무르는 희미한 자취뿐이다. 추락이 내지르는 비명의 선뜩한 떨림, 여자의 삶이 쏟아지던 냄새. 그의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미미한 흔적들을 그는 발견하지 못한다. 그는 그것을 신뢰하지 못한다. 홈즈는 거대한 벌레처럼 고개를 까딱이며 말한다. 희생자는? 시체는 어디 있지? 그는 여자의, 펜테질리아의 범죄를 발견하지 못한다. 하얗고 불투명한 무대 너머에서 펜테질리아는 영웅의 찬란한 가슴뼈를 물어뜯었다. 이게 당신이 약속한 장미 축제였소? 그녀는 그의 사지를 물어뜯는다. 오 광란자여 오 짐승 같은 여자여. 여자의 짐승 같음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라! 그러나 홈즈는 발견하지 못한다. 그의 머리 위 무대에서 피투성이 유령들이 울고 있는데 그는 보지 못한다. 그는 눈 먼 남자처럼 더듬거리며 범죄의 시각적 잔영을 찾아 헤맬 뿐이다. 어디에 있지? 홈즈는 절망적으로 고개를 젓는다. 어디에? 검은 빛의 짜임 속에서 노래를 부르는 어린 백조, 풍부한 빛의 띠를 두른 범죄들, 어디?

다음을 영어로 번역하시오.

그의 심장이 그녀의 심장 속에 있다.

그녀는 절박하게 심장을 긁어낸다.

피와 살점이 묻힌 손톱

빛의 기이한 반영들이

거울 속에서 여자의 눈과 마주친다.

그들은 웃는다.

마치 아이가 울 듯 바타유는 글을 썼다.

나는 베인 미소로 출혈하는 여자처럼 글을 쓴다.

공포와 날카로운 환희에 찬 아이의 비명처럼

여자는 글을 썼다.

황홀한 분노, 불가능의 정동, 신부는 신을 믿지 않았다. 그는 오래도록

정말 오래도록 기도를 했고 신은 그에게 단 한번의 눈짓도 보내지 않았다.

그러나 사람들은 빛이 신이라고 했다. 신의 체현은 불가능이며 그 불가능은 오로지 빛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했다. 봐요. 신부님. 이토록 아름답고 부드러운 빛이 당신을 애무하고 있잖아요. 신은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요.

그러나 신부는 신을 볼 수 없었다. 그의 눈이 멀었음을 신은 모르는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신은, 어떻게 그가 빛을 볼 수 없음을 모르는가?

찢어진 절정에서 무엇이 흐르는가? 그는 벽에 귀를 가져다 댄 채로 빛을, 차라리 다른 어둠을, 다른 목소리를, 다른 기척을, 다른 존재를 희구하며 울었다. 찢어진 절정에서 무엇이 흐르는가? 신부의 손톱이 꿰뚫리지 않은 석회벽에 박혀 있다. 찢어진 절정에서 무엇이?

우리는 추락을 위해 기꺼이 심연으로 뛰어들 수 있을까? 심연을 향해 고집스럽게 나아가는 밤의 나방들처럼.

추락이 비명을 내지른다. 주름으로 가득 찬 어둠에서 무엇인가가 피어오른다.

보이지 않는 것이. 그러나 희미한 검은 빛.

결국 한 문장도 번역하지 못한 채로 제출해야 했다. 쪽지 시험 답안지를 제출하면서 얼핏 본 다른 종이들에는 검은 잉크 자국이 빽빽하게 새겨져 있었다. 영어 교사는 내 답안지를 얼핏 보더니 무표정하게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없었는지 그녀가 보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조여들었다. 교사는 수업이 끝난 뒤 교무실로 찾아오라고 속삭였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로 돌아갔다. 그 애는 내게 시험을 잘 봤냐고 물었다. 나는 한 문제도 풀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그 애는 내가 농담을 한다고 생각한 듯했다. 그 애는 웃으며 넌 나보단 잘 봤겠지. 하고 말했다.

나는 영어 교사의 등을 보며 어색한 침묵 속에서 교무실까지 걸었다. 그녀의 수업 자료들이 쌓여 있는 그녀의 책상 앞에 도착했을 때야 영어 교사는 내게 말을 꺼냈다. 무슨 일 있니?

아무 일도요. 그러나 너무 많은 일이.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대신 집요한 침묵 끝에 시험이 너무 어려웠다고 대답했다. 영어 교사는 놀란 눈치였다. 어려웠다고? 뭐가? 문제를 읽긴 했니? 나는 모두 읽었다고. 그리고 모두 이해했다고. 그러나 도저히 번역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영어 교사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뜬 채 나를 바라보았다. 대체 뭘 이해했다는 거야? 그리고 왜 번역할 수 없었다는 거야? 그건, 나는 말했다. 너무 어려웠기 때문이에요. 선생님. 문제들 모두 어려웠어요. 무엇보다도 모든 것을 번역하지 않고는 단 한 어구도 번역할 수 없었어요. 영어 교사는 내가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생각한 듯 바들바들 떨리는 내 손을 조심스럽게 어루만지며 말했다. 너무 걱정하지 마. 중요한 건 점수가 아니라 행복이야 그렇지? 공부를 하는 건 행복해지기 위해서잖아. (아니에요 선생님 아니에요 나는 행복을 원하지 않아요 빌어먹을 행복을 사형시켜야 해요 행복의 사지를 불가능의 거미줄로 얽어 놓고 행복에 목 매인 네 마리 말들을 가장 먼 곳으로 돌진하게 놓아두어야 해요. 말들의 목이 잘려나갈 때 행복의 사지가 잘려나가고 뜯겨나간 상처에서 돌이킬 수 없는 상처에서 피와 고름이 흘러내리도록 만들어야 해요. 왜냐하면 행복은 너무나도 反-범죄적이니까. 행복은 생명도 출혈도 없는 하얀 죽음이니까. 행복의 창자에 기생하고 있던 하얀 죽음의 벌레들이 처형된 배 밖으로 조심스럽게 기어나오며 속삭이죠. 행복이 나를 배반했다. 그녀가 행복을 배반했다. 행복이 나를 살해하기 전에 나는 행복을 살해할 거예요. 그럴 수 없다면 역겨운 행복 속에서 끓어 넘치는 살이 될 수밖에. 검은 기름으로 녹아내린 살로 비누를 만들고 버터를 만들고 그것으로 목욕하고 배를 불리는 행복의 검은 양분이 될 수밖에. 행복이 살고 생명은 죽는 거예요 죽은 행복이 살고 살아있는 죽음이 죽어버리는 거예요.) 나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영어 교사가 나를 위로하며 건넨 연한 갈색의 초콜릿을 입 안에 밀어넣은 채로 교무실 밖으로 나갔다. 초콜릿이 어금니와 입천장에 늘러붙었다. 문득, 내가 번역하지 못한 문장들을 그녀도 읽었을지 궁금해졌다.

미치는 것, 행복이 따라잡지 못할 먼 심연으로 돌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gaze of the black light bulb. 절망도 희망의 좌절도 아닌 불행. 미래를 열어젖히는 불행! 가장 빛나는 검은 전구는 심연에서 우글거리고 있다. 이브는, 여자는 심연에서 빛나는 검은 전구를 물어뜯는다. 빛나는 벌레들의 날개를 삼킨다. 그것은 여자의 내부에서 젖은 빛을 들어올린다. 여자의 안에서, 그것들은 살아 넘친다.

이브는 검은 사과와 붉은 사과를 주저 없이 삼킨다. 두려움도 후회도 없이. 왜냐하면 그녀는 사과의 충만한 내부를 두려워하지 않으므로. 그녀는 검음을, 생명의 독과 병을 두려워하지 않으므로. 그녀는 삼킨다. 기꺼이 아름다움을 목구멍 속으로 밀어넣는 여자들처럼. 검은 전구의 유리 파편이 여자의 목구멍과 내장에 박혀도 그녀는 아랑곳 않고 삼킨다. 신은 놀라움에 크게 벌어진 눈으로 이브의 피 흐르는 입술을 지켜본다. 단호하고 강인한 턱의 움직임을 바라본다. 신은 공포와 경악에 가득 찬 목소리로 외친다. 너에게 죽음을 허락하노라. 너에게 추락을, 지상을, 대지를, 삶을, 미래를 허락하노라! 그러나 신이 허락하기 이전에 이브는 범죄적인 추락을 감행했다. 이브는 낙원보다 더 먼 곳으로 뛰어들었다. 그녀는 그녀의 길고 아름다운 목뼈를 빼내어 날개뼈 위에 박아넣었다. 그 우아한 날개로 그녀는 추락한다. 추락한다. 사지가 마비된 행복과 낙원은 결코 가 닿을 수 없는 곳으로. 공포에 질린 신이 덮어버린 곳으로. 여자는 기꺼이 떨어진다.

여자는 미래의 영혼에 빼앗긴 입술로 중얼거린다. 잘 모르겠어 나는 잘 모르겠어. 내가 요구하는 그 많은 것이 나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 잘 모르겠어 나는. 나는 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쓰는 것이 아니다. 나는 살아 있기 때문에 쓰는 것이 아니다. 나는, 여자는, 이브는 살아 있기 때문에 사과를 삼킨 것이 아니다. 그 사과가 위험스러운 독으로 차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브는 사과의 속을 원했기 때문에 사과를 삼킨 것이다. 나는 글쓰기를 원했기 때문에 사는 것이다. 지옥처럼, 심연처럼 입을 벌린 상처로 벌레들이 날아붙는다. 벌레들은 피 묻은 장미 위에서 환희에 차 웅웅거린다. 신선하고 젖은 무덤 위에서 날뛰는 벌레들의 향기. 벌레들의 입맞춤, 꽃들의 물어뜯음. 나는 선악과를, 살아 있는 사과를, 독이 든 사과를, 병에 걸린 사과를, 눈의 사과를, 지식의 사과를, 비-지식의 사과를, 최초의 육신인 사과를, 고름이 흘러내리는 사과를, 피투성이 사과를, 경이의 사과를, 희망의 사과를, 불행의 사과를, 절망의 사과를, 매혹의 사과를, 생명의 사과를, 그 모든 사과를 사랑한다.

i11년 4월 13일

남자의 투명한 하늘색 눈. 나는 그에게 무엇인가 말하고자 하는 충동을 느꼈다. 이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말. 나는 그가 기다리고 있음을 알았다. 그는 시간을 재고 있었다. 1분을 알리는 타이머로부터 10초 이상 벗어날 경우 총점 10점 중 3점이 감점될 것이다. 그는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더듬거리며 중얼거렸다. gaze of the black lightbulb the fruit the first fruit it was black lightbulb I wanted to.. 그는 자상하게도 내게 질문을 다시 던졌다. What job would you like to have in the future? Eve, I want to be Eve the first woman Eve the last woman Eve the eating girl. 타이머의 날카로운 기계음이 울렸다. 이 유치함과 이 부적합성, 이 조각난 언어들이 내게 얼마나 절박한지 그는 알까? 나는 우는 아이처럼 더듬거리며 말했다. I want to swallow it. The apple, the first flesh of sin, I eager to taste it. 그는 당혹한 얼굴로 몸을 움직였다. 오, 그는 나를 경멸할 것이다. 가장 절박한 말을 낯선 남자에게 쏟아내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여학생을. 나는 그가 나를 듣고 있지 않음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말해야만 했다. 가장 좋은 것 중 가장 경멸하는 것을 내게 던져줘. 그건 내게 가장 필요한 거야. 괜찮아. 원한은 없어. 그건 그들의, 복수의 여신들의 일이야. 목뼈에서 살점을 뜯어내도 원한은 없어. I want to speak I want to be fucked by desire itself not the man but I want it the black juicy fruit, pit of abundance I want it I want it all.. 아, 피부가 벗겨진 늙은 신부의 얼굴 위에 던져진 면사포를 본 적이 있나요? 거울 속 면사포는 그녀를 보고 흐느끼고 있었죠 하지만 그녀는 울지 않았어. 그녀는 울지 않았어요. 그녀는 출혈하면서도 울지 않았어요. 그녀는 웃고 있었어요. 그는 어색하게 웃으며 Thank you, 하고 말했다. 떠나라는 것이다. 더 이상 지껄이지 말라는 것이다. 나는 내가 어느덧 모어로 지껄이고 있음을 알았다. 나는 낙제할 것이다. 나는 들리지 않을 것이다. 나는 들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나는 어째서 말하는가? 말이라는 것이, 글이라는 것이, 언어가 대체 무엇이길래 나는 아무도 듣지 않는데도 아무에게도 전해지지 않는데도 미치도록 말하는 것인가 미쳐서 쓰는 것인가? 왜냐하면 나는 오직 글쓰기에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내가 나를 찾지 못하는 곳에서 내 글쓰기가 나를 발견하기 때문이다.

나는 벌거벗은 채로, 피를 뚝뚝 흘리며 교실로 들어섰다. 그러나 내 벌거벗음과 출혈은 교복 속에 가려져 있었다.-오늘 나는 잔뜩 구겨진 교복을 입고 등교했다.- 아이들은 영어 말하기 수행평가를 준비하느라 책상을 멍하니 내려다보며 자폐적으로 중얼거렸다. 어떤 아이들은 서로 번갈아 상대방의 시험관 역할을 해 주기도 했다. 말하기 주제가 일주일 전에 미리 배부되었기 때문에 아이들은 미리 대본을 작성하여 외웠다. 정확히 1분 안에 말해지도록 철저하게 계산된 텍스트들. 우리는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말하지 못하는가 우리는 무엇을 쓰고 무엇을 읽는가 산은 산이 아니고 물은 물이 아니다 나는 내가 아닌 모든 것이다

피투성이 여자가 교실에 난입한다. 여자의 벌거벗은 배에서 피가 흘러내린다. 음부를 따라 뚝뚝 떨어져내리는 피. 아이들은 비명을 지르며 흐느낀다 교사는 신속하게 아이들을 대피시킨다. 살려줘요. 여자는 숨을 터뜨리며 가녀리게 중얼거린다. 살려줘요. 살려줘요 살려줘요 살려줘요 여자는 점차 히스테릭하게 비명을 내지른다. 살려줘요. 아이들은 화재를 피해 달아나듯 신속하게 줄을 선다. 지렁이처럼 길게 정렬된, 피가 노출되지 않은 아이들의 순결한 몸들이 교실 문 밖으로 서서히 빠져나간다. 아이들은 비명을 내지르는 여자의 상처를, 그곳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힐끔거리면서 빠져나간다. 교사와 아이들이 모두 빠져나간 교실에 남은 것은 여자 혼자뿐이다. 그러나 교사가 경찰에 신고를 했으므로 곧 경찰들이 들이닥칠 것이다. 그들은 여자의 벌거벗은 몸을 붕대와 천으로 감쌀 것이다. 하얀 붕대는 젖어들 것이다. 여자는 끔찍한 현기증으로 비틀거리며 창문 쪽으로 다가간다. 창문 밖에서 하얀 아이들이 여자를 올려다보고 있다. 그날, 유리의 속성은 창문에 더 가까웠다. 여자는 창문에 흐릿하게 되비치는 그녀 자신의 유령 같은 흔적을 거의 확인할 수 없었다. 여자는 투명한 유리 너머의 아이들을 보았다. 하얀 비둘기처럼, 혹은 어린 나뭇잎 위의 투명한 진드기들처럼 순결하게 꿈틀거리는, 저 두려움의 무리들. 여자는 속삭인다 가장 빛나는 검은 전구 원한은 없어 원한은 없어 나는 아프지만 원한은 없어 살려줘 살려줘 제발 나는 살아 있어 나는 살아 있고 싶어 나는 장미처럼 입을 벌리고 살아 있어 벌레들이 내 입술을 물어뜯고 나는 살아 있어 살아 있어 살려줘 살아 있어. 여자의 말은 창문 너머까지 들리지 않는다. 여자의 말은 텅 빈 복도까지 가 닿지도 못한 채 스러진다 그러나 여자는 중얼거린다 피를 흘리면서 죽어가면서 살아 있음으로 중얼거린다. 여자는 말한다. 여자는 말한다. 여자는 말한다.

나는 신 받은 여자처럼 글을 쓴다. 하지만 신이시여, 나는 벙어리에요. 나는 미친 듯이 비명을 지르지만 나는 물고기처럼 조용하답니다. 대체 어떻게? 어떻게 찢어서 번질 수 있나요? 이제 사람들은 미친 여자를 하얀 병실이나 수도원의 지하실에 가두어 격리시키려고 하지도 않죠. 그들은 유령을 밴 여자는 유령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령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답니다. 그러니까 신이시여, 나와 당신의 관계 나와 글쓰기의 관계 내가 아닌 것들과 내가 아닌 것들의 관계, 유령과 유령의 관계 유령과 유령 아닌 것의 관계, 유령과 그림자의 관계, 신이시여 대체 왜 내게? 내가 벙어리라는 걸 당신은 몰랐나요? 사람들이 나를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는 걸, 아이들이 나를 피해 대피하지도 않는다는 걸 몰랐나요? 내가 이 자리에서 몸을 벗고 몸을 찢어도 다들 나를 보지 못하리라는 걸 몰랐나요? 신이여, 가여운 광란자여, 나는 모르겠어요. 내가 당신을 받고 당신이 나를 받고 어린 레아가 처녀 남자의 영혼을 받고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노래하는 거죠 우리는 삶을 생명을 노래한단다 유령의 내장에서 발끈대며 솟구치는 생명을 노래한단다 아가 왜냐하면 우리는 살아 있으니까 그 모든 유령들은 살아 있으니까. 가장 좋은 것 중 가장 경멸하는 것을 네게 던져주마. 왜냐하면 나는 말을, 글을, 언어를 원하고 있으니까. 아이야 나는 나를 버린 그 모든 것을 원하고 있으니까 얘야.

귀신의 말을 쓰는 자는 귀신뿐인가?

귀신은 산 자들의 외국어를 배워야 하는가?

얘야 나는 너무 늙었어 너희 언어를 배우기에는. 그렇지만 나는 하고픈 말이 많단다 나는 말을 하고 싶어. 짓무르고 썩어버린 이 검은 목구멍으로 노래를 부르고 싶어 노래를 노래를 비명 같은 노래를! 내가 젊었을 때 나는 가수가 되고 싶었단다. 화장실에서도 주방에서도 나는 언제나 노래를 불렀지. 창 밖을 지나가는 누군가가, 힘과 수단을 가진 누군가 나를 발견해 무대에 세워주기를 간절히 원하면서 나는 더 크게 더 더 크게 노래를 불렀지. 하지만 아무도 나를 부르지 않았어. 내가 수줍게 열어 놓은 창문, 갈수록 절박하게 열어젖힌 그 모든 창문 밖으로

어떤 소리도 새어나가지 않은 걸까?

아무도 나를 데리러 오지 않았어. 얘야. 내가 이곳에서 귀신이 될 때까지 아무도 나를 데리고 다른 곳으로 떠나 주지 않았어. 나는 나와 노래는 이곳에 홀로 남아 귀신이 되었지.

가장 좋은 것 중 가장 경멸하는 것을 우리에게 던져줘. 검은 전구가 우리를 노려보고 있어요. 선생님. 보이지 않나요? 검은 전구가 우리를 원하고 있어요. 난 그걸 삼키려고요. 선생님. 이브가 행복이 침범하지 못할 깊고 위험한 곳으로 뛰어들었듯이 나는 그것이 내 목구멍 속으로 추락하는 걸 보고 싶어.

보이니 들리니 보이니 들리니 나는 말을 하고 있단다. 나는 시를 쓰고 있단다. 뒤집어진 꽃잎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노래하는 작은 벌레들처럼 발작하듯 비명을 지르는 벙어리들처럼 눈 먼 여자가 갈망하는 검은 빛처럼 나는 말하고 있단다. 말이 나를 찢어발기며 물어뜯는 모습이 보이니? 말이 나를 쩝쩝대며 삼키는 소리가 들리니?

살려줘, 하고 여자는 창문을 향해 소리쳤다. 그녀 바깥은 사람과 짐승과 식물로, 생명으로 가득찬 무인도였다. 자폐아를 양산하는 그물, 혹은 덫. 너는 참 얌전한 아이야 너는 물고기처럼 꽃처럼 부드럽게 침묵하는구나. 아니에요 선생님 나는 노래하고 있어요 나는 찢어져서 가시처럼 찢어발기며 찢어져서 노래하고 있어요. 선생님 내 비명이 들리지 않아요? 선생님 여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어째서 무인도처럼 적막한가요 내가 이렇게 비명을 지르고 있는데 어째서 바다 속처럼 적막한가요 바다 속에서 물고기들은 해초들은 모래들은 그토록 많은 물거품을 내지르고 있는데 어째서 그곳은 그토록 조용한가요. 살려줘. 하고 여자는 물고기처럼 침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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