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잡이

올해 고등어잡이는 풍작이다 못 팔고 남은 고등어들은 여분의 유언을 섞다가
푸른 등 수줍게 붉히며 썩어갔다
서로의 여운이 버거운 생선들
갈무리 못 한 바다 비린내
찬 살 녹아가면
배 곯은 새끼들은 제 살을 삼킨다
어부들이 그물을 펼쳤을 때
침이 묻어 상해버린 고등어 허파에서는
고등어 비린내가 났다
안개도 없이 서린 숨이 역겹던 어부들은 질식사했고
터진 허파에서 새어나던 어부 비린내
겨우내 너희 비린내를 동결시켰던
살과 숨이 물러가며 흘린 비린내
봄 내내 엉기고 여름 몇 계절 한데서 썩으며
같은 악취로 비렸다

손에 꼽아보곤 했던 어종들이 꼭 손에 꼽을 만큼 죽어버린 장마 내내
바다는 여러 점도의 진물로 엉엉댄다
반쯤 녹은 마음이 비린 계절에는 몇몇 유족이 찾아오기도 했다
흥건한 비린내 닦아내는 동안 겨울이 왔고
울음마저 얼어버린 물가는
비리지 않다

더운 계절이 길어지는 날에 찬 살 섬도 천천히 썩어갔다
끝끝내 바다로 떠나버린 어부들에게서는 계절도 없이 익어간 고등어 비린내가 난다
제 살마저 변해버리기 전에 바다 주민들은 육지 사람들의 체취로 몸을 닦았다
돌보아주는 이 없이 홀로 상해가는 바다는 방세도 없이 기어드는 찬살로 춥다
육지 냄새가 난다 어부들은 바다 비린내를 잊는다 이제는
서로를 울지 않는 고등어들 서로가 역겹지 못한 어부들 겨울 성좌에 냉동보관된 고등어 자리 어부 자리는 멸종된 어부들처럼 잊혀지고 더운 날마다 썩는다 지겨운 비린내
바다를 믿지 않는 아이들은 이름 모를 악취가 역겨워 육지로 떠났고
다시 태어난 어부들은 그물도 없이 버려졌다
배 곯은 어부들은 고등어 가죽을 걸어 말리던 오랜 버릇처럼 반쯤 썩은 제 이름을
겨울 하늘에서 파내어 삼켜냈다 찬 살로 배탈하며 자랐다 자기 별에 가까워진 달들이 억지로 삼킨 남의 냄새를 토해내면 여직 비린 어부들은 잊어버린 고등어를 잡으러 나간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