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의 문법

<월간문학, 2022년 12월호>

역 앞 베이커리에서는 오토바이 사고가 난다
영영 망가지고 있는 유리창 속에서
살려줘요 살려줘요
이름 잃은 야광별 다닥다닥 늘러 붙은 헬멧에
서리 드는 유리조각
덜 구운 젤라틴 단내
굶어 죽은 마음들은 빵내음이 역겨워
너를 쫓아내 버렸다

귓불 아래 덜렁대는 비명은
멀리 길 잃은 별
유언도 없이 주름진 낯 그대로
박제된 늙은 별이
질질대었던 소음
싸구려 야광별 스티커 조각내던 새벽
덜 저문 어둠이 징그럽던 낮들
그 소리가 부끄럽고 역겨워서
영영 죽어가는 문장 속으로 기어든다
역 앞 베이커리에서는 오토바이 사고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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