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토모미, 치이는 조금 모자라

치이는 착한 아이다. 모자라기 때문에 착한 아이다. 치이의 클래스메이트들은 그렇게 생각한다.

학급에서 걷은 돈이 사라졌을 때 치이를 의심하는 것은 죄악시된다. 치이를 보호/동정/훈육 하는 친구들은 치이를 의심하는 일진애를 비난하면서 치이를 옹호(보호)한다.

돈을 훔친 건 치이였다.

치이는 그녀의 단짝 A에게 훔친 돈 일부를 자랑스럽게 건넨다. 그것은 치이의 범죄고 치이의 소유다. A는 치이의 돈을 받아들인다. 그녀들은 범죄를 공유한다. A는 치이의 공모자가 된다.

그러나 중요한 차이점. 치이에게는 죄악감이 없으며 A에게는 죄악감이 있다. 그래서 그들은 같은 범죄에 전혀 다른 방식으로 연루된다. 치이의 당당함이 A에게는 없다. A의 비굴함이 치이에게는 없다. 그래서 치이의 친구들은 치이를 훈육하고 그녀에게 죄의식을 가르침으로써 치이를 다시 받아들이지만, A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A는 치이보다 못한 존재가 된다. A는 배신감을 느낀다. 그래도 A는 치이를 필요로한다. 어디로도 도망칠 수 없는 치이. A를 버릴 수 없는 치이. 어떤 죄 이후에도 그녀의 옆에 남을 수밖에 없는 치이. 불구인 치이. 불치의 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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