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행성에 불시착한 너희
헤엄쳐야 한다
이상기후에 조숙한 열대 주민들
알알이 익어 떨어지거든
과일들이 저를 쪼개는 소리 저를 삼키는 숨결
야광 과즙에 물들던 낯선 물
달려드는 날벌레도 낯선 야광이라 쉽게 들키는 열대의
야간 수영 먼저 가라앉은 과일의 향토병을
나누어 마시던 너희는
쉬운 야광 들켜버린 맛
질질댄 과즙 자꾸만 되삼키느라
목 마른 줄도 모르고
자꾸만 토해내던 울음에
헤엄길은 쉬운 야광
네게 고여든 너를 흘려보내던 물질
잊힌 행성의 과일은 잊힌 맛이라
삼키는 순간 잊히던 맛
너는 모를 맛 지겨운 맛
가라앉은 씨앗들은 조금 더 고여
질려버린 너를 도망보내던 열대야
여러 과일들이 저를 풀던 봄에
열대는 추웠다
낯선 물에 빠진 너희 가라앉으려 헤엄치던
이상한 밤들에 어린 과즙을 마시고 배앓이하던
명왕성의 열대
기억을 기억하다가 지겨워 저를 잊어버린 기억들도
유령의 유령이 믿지 못한 마음들도
너 대신 떠오른 열대야
향토병에 걸렸어도 헤엄쳐야 한다 너희
잊힌 행성의 발성법으로 질러내던 비명은
없는 것이었다 너희는 없는 입에서 새어나던
비명이었다 야광으로 흐르던
이상한 맛이었어요 지겨운 맛이었어요
무서운 맛이었어요
달에 가기로 했잖니, 너희
잘못 계산된 항로를 서둘러 지워내던 어른들
잊힌 별 통째로 이제는 없는 야간수영
너를 띄워 보내던 헤엄길은 야광이어서
이제는 행성도 없이 홀로 돌고 있다
헤엄치고 있다 가라앉고 있다 아니
떠올라 버린 야광도 없는 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