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쥐

아니, 아직도 옷을 갈아입지 않고 무얼 하는 건가요언젠가 제게 입술을 들이밀던 남자의 흰 털을 걸치고 여자는 분장실을 나선다 마천루에서 여자는 무어를 본다아니 무엇도 보지 못한다 그래도 기억한다 종일 굶고 트레드밀을 뛰어다니던 나날사내들 놀란 눈 무언가 열심히 적어내던 손길 유리철창 속 동종 여인들의 환호성 어둠을 피하여 흰 빛을 따라 달리는 것이배우의 본성이라고여자는 더 빨리 뛰었다 자기 … Continue reading 실험쥐

사마귀

막 쉬어가는 추억막 변색되어 하얀해에 들떠 흰 피부몸부림치는 하얀 살을 보았다검은 얼룩 고양이는 긴 혀 다 데어가며발광하는 하양을 물려고소스라치다 할퀴어대다 응시하다다시 거울 너머 힐끔 보고입안 가득 살아 있는 백합을 꽂아 넣다여직 살아 있는 유령껍질째 으스러뜨리며나를 보고 으스대더라먹지 않을 사마귀풀잎 못 된 갈퀴들구태여 살해하는 스펙타클빛에 들떠 막 바래가는 흰 살이가장 희다 파드득 몸부림치는 몸휘어가는 살섬세하게 소스라치는 … Continue reading 사마귀

섬 신화

젖가슴 주렁주렁 매달고 고래는 헤엄친다꼬릿짓이 만들어낸 비행운은 언제나 가난한 섬의 경계다끓는 얼음으로 지은 섬에는 얼어붙은 구균만 끓이며 사는 빈민들이 보글보글불면에 분홍 꿈으로 절여진 고래 얼굴들버릇 없는 빈민들은 버릇든 잠조차 자지 않고 병들었다병밖에 가진 것이 없는 섬 주민들은그라도 수출하러 나섰지만 국경을 넘기도 전에 모조리 아사해 버렸다응급실에 실려온 순교자들을 병원장은 제 아들에게 유산으로 물려주었고아들은 그 병균들로 섬의 … Continue reading 섬 신화

문화인류학 – Synchromatic Dandism

공시의 문법에서는 잠수함에 쳐박힌 인어가 산산나고 있다시와 때만 남은 물거품 속에서 보글보글 솟아오르는 변명들당신네 원죄일 뿐이에요상한 생선살 우물거리던 왕자님 게걸스레자 보아, 내 배꼽엔 탯줄이 있지요순교한 여자예요, 나도희생과 제물의 죗값은 저기 무지한 생존자들에게나 묻지 그래요몰라서 매일을 살아가는 선원들에게모르는 매일을 잊어가는 포로들에게내 인어들의 이름은 나를 위해 간직하고 싶어요 죽은 동생 자궁에서 물거품 긁어먹던 언니들은빈 몸 가득 헤엄치며 … Continue reading 문화인류학 – Synchromatic Dandi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