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쥐 2

전두엽에 갇힌 쥐새끼가 울고 있다. 너는 C-fiber 신경 자극에 다름 아니라며, 그가 네 고통을 기록한다. 신음한다. 울고 발열한다. 잔열. 잔떨림. 섬망. 출력된 글자들이 운다. 굶다 지쳐 굶다 미쳐 저를 굶던 쥐가 글자를 찢어 삼킨다. 고통이 목에 걸려, 쥐새끼가 기침한다. 고통이 젖는다. 고통으로 울던 쥐. 엄마 나는 쥐새끼예요. 낯설도록 흰 냄새, 실험복을 입다 벗다 입다 벗던 … Continue reading 실험쥐 2

붉은 고래 연극

갓 난 도시들의 유언이 혈관에 쌓여, 노인은 중풍에 걸리었다동작 멎은 두 다리 경련으로 묶어내고등방형의 유리 자궁으로 기어들며노인은 붉은 고래의 산미를 추억했다연인은 향일의 탯줄을 등반하여 썰물 너머 성좌로 기어든 지 오래였다그를 쫓아 적의를 응고시킨 드라이아이스연료로 삼는 로켓을 쏘았지만 고갈된 불쾌빈 불알에서 쉭쉭대는 가스는 은일의 식물과 함께 태워달을 초혼하는 제례에 쓰였다포식한 달은 환상으로 사육한 시뮬라크르의 도시만큼 비대해졌고곡물 … Continue reading 붉은 고래 연극

탈옥

감옥에서 태어난 감옥 아이들, 먼저 살아낸 수형의 죄를 늦게 갚아야 하지요. 부모의 죄를 찾으면 산달 받을 거라 믿었던근친의 아이들은 오필리아의 멜로 드라마만 건져냈지요. 아아-첸치의 낯을 한 어머니의 조상은 베아트리체의 낯을 쓴 아버지의 누이는오이디푸스였지요. 탈옥을 위하여, 아이들은 없는 죄를 심으러 가요.현화한 죄값의 수효만큼 늙어가며 햇빛을 채굴할 수 있도록불쾌마저 고갈된 간수들은 0과 1의 언어만을 뇌까리며 적외선만 투시하지요난삽한 … Continue reading 탈옥

하드록카페

썰물이 내일 뜰 달까지 납치한 밤에는 사이키델릭 웅웅대는하드록카페에서 레이싱이 시작되죠질주하는 괴성에 아이들은 저마다 여분의 환각지를 묶어내요 비색 유령이 세 번째 팔을 들어올리면 – 스타트!이름 없는 배기음 고약하게도 발정하며 야광으로 번쩍댄답니다저 침묵의 꼬리는 직녀성의 오줌처럼 미광이지요 바퀴 자욱 위에 번들거리며 잔존하는 누린내 야비한 해설자는 어린 북극성에 올라타 없는 벽을 미리 쫓죠 밀물만 사는 사내에겐 야광의 비색이 … Continue reading 하드록카페